경제

[줌 인 해외부동산] 금리 올랐던 과거에도…공급 부족한 美 집값은 올랐다

입력 2021/09/10 04:03
테이퍼링 언급될때마다
자산시장은 긴장하지만

부동산 가격의 방향성은
고용지표·기준금리보다는
수요와 공급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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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테이퍼(Taper)'는 사전적 의미가 '점점 가늘어지다'로, 스포츠 경기에 좋은 컨디션으로 참가하기 위해 대회가 열리기 일정 기간 전부터 연습량을 조금씩 적게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 바로 훈련 양을 점점 줄여가는 과정이 본래의 뜻이었다. 2013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발언에 'taper'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양적완화 조치의 점진적 축소로 더욱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테이퍼링에 주목하는 이유는 테이퍼링이 금리에 영향을 주고, 금리는 바로 부동산 가격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2008년과 2009년 양적완화 축소로 주식시장 붕괴를 경험했던 이들은 아직도 테이퍼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연준이 테이퍼링을 지연한다는 기사만으로도 증시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성장과 고용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7월 고용지표에 고용시장에 대한 추가 진전이 있었지만, 8월 고용지표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고용 쇼크'라는 단어가 사용되기까지 했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지난 7월 약 105만명에서 8월 23만5000명으로 한 달 새 약 7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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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가격은 저금리 효과로 인해 올해를 기점으로 그래프의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케이스실러지수(S&P Case-Shiller Index)의 미국 전역 주택 판매 가격(US National Home Price Index)을 살펴보면 전년 6월 말 기준 218.356 대비 올해 6월은 259.027로 약 19% 상승했다. 인기 있는 지역으로 구분해보면 상승폭이 훨씬 높은 곳이 많다.

이렇게 주택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왜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이 당분간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을까.

한국에서는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세금 정책과 금리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세금과 금리 부담으로 투기를 막고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기대를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세금과 이자에 대한 부담을 매수자에게 전가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낸다.

반면 미국은 부동산만을 위한 세금 정책과 금리 정책을 사용하기보다 시장경제에 맡기며 자생하기를 기다려주고 있다. 실물경제가 활성화되고 고용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다는 파월 의장도 시장 반응을 지켜볼 것이다. 만약 갑자기 경기가 좋아지고 고용지표도 좋게 나타난다면, 금리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기준금리가 2.25~2.50%로 급등한 적이 있었다. 파월 의장은 2018년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한 바 있다.


약 10년간 유지해오던 '미국=제로 금리'라는 기준이 깨지는 순간이 있었다. 이 시기에 수많은 미디어는 이제 미국 부동산이 급락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서브프라임과 비교했다.

과연 이때 미국 부동산 가격은 어땠을까. 이 순간에도 미국 부동산 가격은 급락이 아니라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올랐다. 금리가 상승해 모기지 금리에 악영향을 줬는데 왜 미국 부동산은 오히려 올랐을까. 경제가 좋아진 상황에서 수입이 많아지니 부동산 구입이 늘었고, 금리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부동산만 따로 분리해놓고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실물경제와 고용지표를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리가 내려가도, 또 금리가 올라가도 미국 부동산 가격은 올라간다는 이야기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은 금리보다 '수요와 공급'에서 답을 찾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은 2030년까지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택 건설 활성화, 규제 완화를 통한 건설 촉진 등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별도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테이퍼링, 고용지표, 금리 등 이런 요소보다 미국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에 더욱 많이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수요라는 큰 범주에는 저금리라는 요소가 어느 정도 작용을 하지만 금리가 높아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을 불과 4~5년 전 경험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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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태수 네오집스(Neozips) 미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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