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라마다 코로나 탈출 속도 제각각…선진국 경제회복 빨라질것

박창영 기자, 유준호 기자
입력 2021/09/14 17:42
수정 2021/09/14 20:21
백신 접종률 높은 선진국 호전

초연결사회 금융시스템 취약
위기 터지면 즉시 전세계 확산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
"미·중갈등 내년엔 다소 완화"
◆ 세계지식포럼 / 글로벌 리스크 업데이트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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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식포럼 `글로벌 리스크 업데이트 2022` 세션에서 토론자들이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의 의견을 듣고 있다. 좌장을 맡은 이관휘 서울대 교수와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장(왼쪽부터)이 참석한 이날 세션은 각국에 드리울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살피고,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 대재앙의 재발 방지책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박형기 기자]

"희망의 부재가 현 시대 가장 큰 리스크다."(리처드 레빅 레빅 회장)

"국제적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며 위기의 파급력도 커졌다. 모든 조직이 회복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데이비드 제이컵 마시 아시아 CEO)

14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글로벌 리스크 업데이트 2022' 세션에 모인 연사들은 전 세계가 초연결사회로 진입하며 국제적 위험 요소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웃 도시와 국가에 발생한 위기가 순식간에 자신의 리스크가 될 수 있기에 약한 고리(시스템·조직의 약점이 되는 부분)를 보완하기 위한 초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보험 중개사 마시 아시아의 데이비드 제이컵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글로벌 시스템의 취약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조직이 회복 탄력성을 갖출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며 "여러 국가에서 더 저렴한 보험 서비스를 많은 사람에게 공급해서 자연 재해, 사이버 테러로부터 보호되지 않는 사각 지대를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기업 레빅의 창업자인 리처드 레빅 회장은 "전 세계에서 단일의 공통 위험 요소가 있다면 바로 '희망의 부재'"라고 역설했다. 그는 "인류는 수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처럼 희망이 부재한 시기는 처음"이라며 "구조적 위험이 나날이 늘어나며 개개인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법적,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정서와 관련된 리스크를 보다 철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되는 데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 격차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리스크분석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확대되는 와중에도 입원율이나 치명률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신흥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전까진 선진국 같은 회복 속도를 보여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에겐 '최근 중국의 기업 규제 강화는 시장경제에 반하는 모습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린이푸 교수는 "알리바바 같은 기업은 독점적 지위를 지니고 있어서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며 "중소기업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려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중국이 미래에도 세계 경제 성장률의 30%를 기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린이푸 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내년이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데,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봤을 때, 이런 수입 채널을 다른 국가로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연사들은 글로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경·사회·투명경영(ESG)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레빅 회장은 "수익성만 강조하는 밀턴 프리드먼식 접근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브랜드의 중심에는 '와이(Why·왜)'에 대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 구글 나이키 미쉐린타이어를 보면 기업을 넘어 종교가 되고 있다"며 "철학적 추종자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 되면 더 많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차세대 개척지: 기술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 세션에서도 리스크에 대응하는 금융 업계의 대응 방식이 제시됐다. 약 200조원(약 1700억달러)을 운용하는 맨그룹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활용해 투자 상장사 정보를 한발 앞서 분석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루크 엘리스 맨그룹 대표(CEO)는 "사람은 30초 동안 3개 문장 정도를 읽어내지만 머신러닝을 마친 AI는 1800만개에 달하는 문장을 같은 시간에 읽어낼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있고,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보처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엘리스 대표는 "하루 종일 앉아서 웹페이지를 쳐다보고 있지 않아도 시장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퀀트(계량) 분석하면 롱포지션(매수)과 숏포지션(매도)을 한발 앞서 예측할 수 있고, 이는 리스크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에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창영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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