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쓰모글루 "기본소득, 공공경제학 원칙에 어긋나"

입력 2021/09/14 17:43
수정 2021/09/14 23:00
자동화로 인해 대다수 인구가
경제기회 없을때 유효한 개념

중산층은 그 돈으로 세금낼것
소득증가 절실한 곳 지원해야
吳 "내년 1월 안심소득 실험"
◆ 세계지식포럼 /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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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세계지식포럼 세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이재명 경지도지사가 표방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 "공공경제학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14일 오전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담하면서 "정부 지원이 소비 증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돼야 한다"며 '기본소득'을 비판했다. 이날 오 시장은 "현재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가 기본소득을 들고나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소득 계층과 무관하게 같은 액수를 나눠주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애쓰모글루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본소득은 정밀하게 대상을 정한 정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산층의 경우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이를 다시 세금으로 내게 되는데 이는 공공경제학의 원칙에 어긋나고 소비 증가가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부의 소득세를 통해 저소득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소득은 자동화된 세상에서 대다수 인구에게 경제적 기회를 줄 수 없다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술이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기회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애쓰모글루 교수의 '기본소득 비판'을 듣고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안심소득 정책'을 소개했다. 오 시장의 '안심소득'은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의 가구에 대해 중위소득과의 차액 5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오 시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안심소득 실험에 들어가 5년 뒤에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한 복지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쓰모글루 교수는 "안심소득 실험 결과가 궁금하다"면서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내가 주장하는 부의 소득세와 비슷해 주목된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공공경제학 : 한 국가·사회에 필요한 공공재 공급과 사회 구성원 간 비용 배분 등 정부부문의 경제활동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분야.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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