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빚투 영끌 시한폭탄 터지나…한국인 소득 4% 늘때 빚 10% 늘었다

입력 2021/09/24 17:41
수정 2021/09/24 21:32
한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경고

소득 4% 늘때 빚은 10% 급증

기준금리 0.5%P 오를때
1인 이자부담 年30만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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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의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가 172% 더 많아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20·30대와 저소득층에게 금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1인당 가계 이자 부담이 연간 30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민들 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대비 3.9% 늘어날 때 가계빚(총 1806조원)은 10.3% 급증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2.4%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졌다는 얘기다.


불어난 빚은 국민들 소비 활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대출이 많아 소비하지 못하는 '부채 임계 수준'을 초과한 대출자들이 앞으로 최소 36조원에서 최대 72조원의 부채를 갚아야 제대로 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더 큰 문제는 자산시장 상승에 베팅해 대거 빚투에 나선 20·30대와 코로나19 국면에 생활 자금 등이 필요해 빚을 늘린 저소득층·자영업자에게 빚 부담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취약 고리가 잇단 금리 인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면 부채 폭탄이 다른 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0.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가계 이자 부담은 전년 대비 각각 2조9000억원, 5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역산하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1인당 평균 8300만원의 금융권 대출을 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0.25%포인트, 0.5%포인트 오르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액은 지난해 271만원에서 각각 286만원, 301만원으로 뛴다.

특히 취약 차주(소득 하위 30%이면서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사람)는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때 이자 부담이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올라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한 후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연내 기준금리가 모두 0.5%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0·30대 청년층과 자영업자는 가계부채의 숨은 뇌관이다. 2분기 청년층 가계부채는 전년 대비 12.8% 급증해 다른 연령층(7.8%)보다 빠르게 늘었다. 현재 청년 가계부채 비중은 전체 중 26.9%에 달한다. 코로나19로 매출 타격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도 문제다. 대출을 끼고 있는 자영업자는 247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받은 대출 규모는 832조원으로 전체 대출 중 49%에 달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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