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산·대구·경기 주택 증여 급증…다주택자 부의 대물림 심화

입력 2021/09/25 05:30
수정 2021/09/25 17:06
거래 절벽 부채질…"양도세 회피, 집값 상승 기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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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 속 주택 증여 활발…다주택자 '파느니 물려준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주택 증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와 부산, 대구 등에서 특히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시장의 매물 잠김을 가중함으로써 극심한 거래 절벽을 부채질하고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 1∼7월 부산 27%, 대구 25%, 경기 16% 증가…서울은 3.5% 감소

25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증여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전국의 주택 증여 건수는 8만9천94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천172건) 증가했다.

이는 작년 1∼7월의 증여(8만1천769건)가 전년 동기대비 29.6% 늘었던 데 비하면 증가율이 둔화했으나 지난 2019년 같은 기간(6만3천65건)보다는 44.5%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서울의 증여 건수가 지난해보다 약간 감소했지만, 경기도와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서 증가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서울의 올해 1∼7월 주택 증여는 1만7천147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작년의 증가율(58.1%)이 워낙 가팔랐던 때문으로, 2019년 동기보다는 52%나 늘어난 수치다.

부산에서는 올해 5천951건의 증여가 이뤄져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4% 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작년 1∼7월엔 전년 동기대비 52% 증가했다.

대구의 증여는 5천278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9% 많았고, 경기도는 2만3천612건으로 16.5% 늘었다.

인천은 작년 1∼7월에 증여가 65%나 급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6천48건으로 7.7% 증가에 머물렀다.

한편 올해 1∼7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64만8천26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6만2천297건에 비해 14.9% 감소했다.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올해 전국 거래량은 8만8천93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4만1천419건)보다 37.1%나 줄었다.


◇ "양도세 회피, 부의 대물림, 집값 상승 기대 반영"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종부세, 양도세 등 세금이 무거워지자 다주택자들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에도 자녀에게 증여를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다주택자들은 이를 절세와 자산관리 수단으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1∼2년 사이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의 웬만한 지역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양도세를 중과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양도보다 증여의 메리트가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매물 유도로 집값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최고 75%인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불로소득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양도세 완화론에 대해 "양도세를 낮춰주는 것은 조세 정의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증여한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세금 없이 자녀에게 상속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10.30%, 아파트 가격은 13.85% 각각 올라 작년 한 해 상승률을 상회했다.

아파트 기준으로 서울은 11.57%, 경기도는 21.16%, 부산은 12.32%, 대구는 8.95%, 인천은 21.75% 각각 치솟았다.

고종완 원장은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을 때 증여가 성행한다"면서 "다주택자들은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부를 대물림 하는 것이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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