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계부채 증가율 최대한 억제…올해 6%·내년 4%대로 제한"

입력 2021/09/30 17:46
수정 2021/09/30 23:22
거시경제 금융회의

10월 가계부채관리대책 예고
"실수요자도 상환능력內 대출"
◆ 위드코로나 잰걸음 ◆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코로나19 사태가 '단계적 일상' 회복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우리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가계부채 급증세를 계속 억제하기로 뜻을 모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제정책 수장 4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이들은 최근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미국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중국 헝다 사태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지만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내적으로 부동산·가계부채 문제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억제하고 내년에는 4%대로 낮추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은 상환능력 범위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폭넓게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날 회의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년 6%대 증가율로 유지하고 내년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로,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4%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이 이 같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또 정부는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에 대한 보호 방안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10월 중 발표하기로 했다.

다만 경제·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서민들 '대출 보릿고개'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수요자들이 상환능력 범위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모색하겠다'는 이날 홍 부총리 발언은 '실수요자 대출은 최대한 허용하겠다'는 종전 정부 기조에 비춰보면 미묘한 정책 전환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실수요자는 대출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흐름이 있었는데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투자 행태)나 영끌(무리한 빚 투자)을 위한 대출도 실수요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모든 가계대출이 소득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은 향후 대출 규제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는 암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10월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발표하며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세대출에 DSR 규제를 적용할지 여부가 거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한 반대 목소리도 공존해 계속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관리는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별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미 이를 넘어선 금융사들이 나오며 대출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환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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