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혼여행중 남편 죽었는데"…'보험금 5억' 아내엔 못준다는 보험사, 이유는?

입력 2021/10/23 16:52
수정 2021/10/23 17:15
사실혼 관계, 상속 세제 보험금 등 인정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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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해당 기사와는 무관함[사진 = 연합뉴스]

#김미연(가명) 씨는 3년간 사귄 남자 친구와 2년 동거생활 후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남편이 그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례식을 치러고 동거할 때 남편과 함께 종신보험(5억원)에 가입했던 김 씨는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에선 남편의 보험금을 김 씨가 받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왜 그럴까? 김 씨처럼 사실혼 관련 보험금 청구 분쟁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수익자가 법적상속인일 경우에 사실혼을 수익자로 인정치 않고, 법률혼에 한정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 씨의 사례에서도 남편의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으로 돼 있었다. 김 씨는 남편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상속인에 해당되지 않았다.


따라서 남편의 사망보험금은 김씨가 아닌 죽은 남편의 부모님이 받아갔다. 장기간 동거를 하거나 결혼식을 해서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보험금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를 비롯해 경제적 이유로 이혼 했으나 동거하는 부부,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 등 사실혼인 경우 상속이나 보험금 관련 논쟁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이 같은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를 하거나, 사실혼 배우자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씨처럼 사실혼 관계 배우자는 정상적인 보험계약에 의한 보험수익자로 지정되더라도, 보험금 청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보험금 청구를 위해서는 사망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데 배우자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을 하면서 본인의 의사에 따라 누구든지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지정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사망보험금을 청구할 땐 꼭 제출해야 하는 사망진단서 등은 사망자의 법적 유가족의 동의 아래서만 발급받을 수 있어 사실상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거한 사실은 없지만 이미 혼인신고를 마친 경우엔 법적 부부로 인정 받아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한편 요즘 국민연금법과 모자보건법 등에서는 사실혼에 법률혼과 비슷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각종 사회보장, 세제혜택, 상속 등과 관련해서는 사실혼을 인정치 않고 있는 상황이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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