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육현장 이야기] 각기 다른 꿈가진 친구들 곁에 둘때 인생은 더 풍성

입력 2021/10/08 08:01
대입 준비 학생들만 모아두면
면학 분위기 조성엔 좋겠지만
예체능 분야 친구들도 사귀며
각자의 진로 향해 나아간다면
먼훗날 사회 각분야서 빛 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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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청담고에 근무한다고 하면 보통 연예인이 많이 다니지 않느냐고 질문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학교 주변에 SM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여러 엔터테인먼트사가 있다 보니, 연습생들이 왕왕 재학 중이긴 하다. 하지만 출결 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이름만 걸고 졸업을 하기는 힘들어서 중간에 많이 전학을 가기도 한다. 아침에 등교 지도를 하다 보면 예비 연예인 느낌이 물씬 나는 학생들이 종종 보인다. 출석 처리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공문이나 전화가 오기도 하지만, 최대 10일간의 국내 현장체험학습 처리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성실함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졸업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 외에 소속사에 속하지 않았지만 뒤늦게 예체능 진학을 꿈꾸는 학생도 많다.


인근 학교들에 비해 예체능 진학을 꿈꾸는 학생이 많다 보니, 의대 치대 한의대 등을 꿈꾸는 학생의 부모님들은 좀 더 학교에서 수업 분위기를 잡아주고 철저하게 학생들을 관리해주기를 바라는 요구도 만만치 않다. 동일한 목표를 가진 학생이 많으면 더욱 치열한 경쟁에 시달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치열함에 아이들이 더욱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도 학부모인지라 부모님들의 요구사항을 들으면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고,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한 진로일 텐데, 다만 그것이 다소 상충된 것으로 보여서 고민이 될 뿐이다.

그러던 중 퇴근길에 본 대형병원 광고에서 하나의 힌트를 얻었다. '의료 한류의 중심 ○○병원, 세계인들이 찾는 ○○병원'. 동창생이 BTS 같은 유명 뮤지션이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 진로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여 나중에 동창생들이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3년 동안 교실에서 보아온 연습생 친구가 연기자로 성장하여 출연한 드라마가 '오징어게임'처럼 전 세계에 방영되어 이를 본 외국인들이 그의 모교를 찾아 한류여행, 의료관광을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자기 꿈을 향해 밤새 연습하고 열공하는 다양한 친구들을 보며, 각자 자신이 꿈꾸는 영역을 차별화하고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면 어떨까?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의 구성이 다양한 것은 학생 개개인에게 단점이 아니고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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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희 청담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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