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 다수 원하면 원전 다시 생각해야"…한전 사장의 직언

입력 2021/11/11 17:38
수정 2021/11/11 22:54
한전 사장 '탈원전' 비판
내년 전기료 인상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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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사진)이 국민 다수가 원한다면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전을 배척하는 '탄소중립'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사장은 지난 10일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 2021(BIXPO 2021)' 기자간담회에서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원전의 필요성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세계적으로 에너지에 관한 논의가 지나치게 양극화되고 있다"며 "국내 논의도 특정 전원(원전)에 우호적이거나 비판적이어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라 원전 비중을 2017년 전체의 30.3%에서 2030년 23.9%로 감축해야 하는 점을 언급하며 "원전이 더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이러한 계획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 등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 사장은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석탄 가격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300% 올랐고 액화천연가스(LNG) 변동폭은 사상 최대"라며 "연료비 조정 요인이 있을 경우 협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올해 연료비가 오른 만큼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산정에 필요한 기준 연료비도 조정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사장은 이어 "긴축경영 등 한전의 자구 노력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전은 政爭 대상 아냐…과학적 접근 필요"

정승일 한전 사장의 소신

주요국 탄소중립에 원전 늘려
신재생 불안정성 해결해야
한수원 사장 이어 원전 재조명

국내 가동 중인 원전만 24기
한수원 역할 저평가해선 안돼
소형 원자로 투자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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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0일 홀리데이인 광주 호텔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2021(BIXPO 2021)`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전]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원전 감축 계획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원전을 확대하고 나선 데다 급진적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내 반발도 커지고 있어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탈원전 정책의 선봉에 있던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원전 건설 재개'를 주장하며 소신 발언을 했다.

정 사장은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2021(BIXPO 2021)' 기자간담회에서 원전에 대한 국내 논의 방향이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한 안젤라 윌킨슨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사무총장은 '에너지 정책 옵션은 국가마다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양극화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며 "저도 이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원전 문제는 정쟁이 아닌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며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 가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두고 국내 일부에서는 간헐성 등을 이유로 불안하다는 주장이 나온다"며 "이를 먼저 해결하는 국가가 향후 벌어질 탄소중립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이날 BIXPO 기조연설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원전을 배제한 채 재생에너지 비율을 70.8%로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많은 전문가는 국내 지형적 조건과 기후 환경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최근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원전을 늘리기로 했고 중국도 향후 15년간 150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한다"며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정 사장은 2050년 석탄발전 전면 폐지에 대해 "석탄발전의 질서 있는 퇴장에 대해 지금부터 많은 논의를 할 것"이라며 "좌초 자산(시장 환경 변화로 가치가 하락하는 자산)에 대한 보상 수준과 관련 종사자들의 업무 변경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전 발전량 비중이 2050년에 6~7%대로 감축됨에 따라 한수원 무용론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원전 24기를 가동하고 있고 앞으로 2기가 더 추가될 예정"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서 7~8번째로 많은 숫자여서 한수원 역할이 저평가받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수원에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계획에 대해 보고했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혁신적인 원전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정 사장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대해서는 "신재생에너지를 30%, 수소 기반의 암모니아를 3.6%로 올리는 안인데, (목표 달성은) 어렵겠지만 도전해 볼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내년 2월까지 NDC 상향에 따른 송·변전 설비 투자 계획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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