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플랫폼이 시장 혁신…잘한 점도 평가할것"

백상경 기자
입력 2021/11/17 17:36
수정 2021/11/17 23:35
조성욱 공정위원장,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플랫폼업체 불공정 심사때
업계의 효율성 증대효과
소비자 후생 증진여부 등 고려
반경쟁적 행위는 엄격히 단속

8천억 해운사담합 과징금
전원회의서 판단 달라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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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따질 때는 시장 경쟁을 얼마나 저해했느냐와 함께 '시장 효율성을 얼마나 증대시켰나'를 함께 고려할 것입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플랫폼 산업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심사할 때 '효율성 증대 효과'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경쟁을 얼마나 저해했느냐에 주로 초점을 뒀던 다른 산업 분야와는 달리 플랫폼 업체의 행위가 전체 업계의 혁신을 촉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이를 참작해 불공정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마련 중인 플랫폼 심사 지침을 통해 법 집행 시 고려할 플랫폼 분야의 특성으로 '혁신에 미치는 효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지난 16일 매일경제 이코노미스트 클럽 행사에서 이 같은 플랫폼 심사 지침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단독행위 심사 지침은 공정위가 불공정행위를 판단하는 척도로 사건의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공정위는 향후 플랫폼 업체의 경쟁제한성을 따지는 기준에 혁신에 미치는 효과를 포함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플랫폼 사업자 행위의 부당성을 판단할 때, 혁신을 촉진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는지, 반대로 기존 상품·서비스의 개선이나 새로운 서비스 출현을 방해해 혁신을 저해하는지 여부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위원장은 "행위별로 경쟁제한 효과와 시장 효율성 증가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해서 균형감 있는 심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효율성을 증가시킨 경우로는 특정 부문에 특화한 투자를 촉진하거나 시장의 거래 비용을 절감시켰을 때, 서비스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고 다른 사업자의 무임승차를 방지한 때 등을 예시로 들었다. 반대로 플랫폼 업체의 행위가 시장의 혁신을 가로막은 경우는 더 엄격한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구글이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을 상대로 자사의 안드로이드OS를 변형해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 위원장은 "산업 혁신과 역동성을 유지하면서도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균형감 있게 법·제도를 정비하고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사 지침에는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의 대표적인 사례도 명시한다.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멀티호밍 제한, 자신의 플랫폼에 대해 경쟁 플랫폼보다 더 저렴하거나 유리한 조건 판매를 강요하는 최혜국대우(MFN) 요구, 플랫폼 업체가 자기 상품·서비스를 유리하게 취급하는 자사 우대, 플랫폼 서비스에 다른 상품·서비스를 끼워 파는 것 등이다.

또 공정위는 앞으로 플랫폼 업체의 시장 지배력적 지위를 판단할 때 단순 매출액 외에 서비스 이용자 수와 이용빈도 등을 활용해 시장점유율과 시장 지배적 지위를 판단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플랫폼 서비스는 명목상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매출액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산정이 곤란하다"며 "이용자 수, 방문자 수, 체류 시간과 앱 내려받기 수 등 다양한 대체변수를 활용한 시장점유율 산정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플랫폼 산업이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 측면은 있지만,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위원장은 최대 8000억원의 과징금이 예상되는 국내외 해운사들의 동남아시아 노선 운임담합 사건에 대해 다양한 요건을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전원회의에서는 피심인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법 위반의 중요도와 정도, 기업들이 얻은 이익, 사업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심사보고서 내용과 심판에서 이뤄지는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우려와 달리 전원회의 위원들의 합의에 따라 사무처에서 부과한 과징금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백상경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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