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재부, 3년전 추계방식 바꾸고도…법인·소득·부가세수 몽땅 오판

입력 2021/11/17 17:49
수정 2021/11/18 13:06
전문가들 "기재부, 세계경제 회복세 간과했다"

연말까지 예상했던 법인세수
이미 9월 말에 99.4% 달성

부동산 양도세 급격히 늘며
소득세도 정부 전망치 추월

洪 "세수오차는 송구하지만
고의로 그랬느냐는 말은 유감"
◆ 세수추계 오류 후폭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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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추계 논란으로 부처 신뢰에 타격을 입은 기획재정부의 세수 추계 실패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3대 핵심 세수의 추계가 대부분 잘못된 데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대 세수의 급격한 증가가 목표 세수 달성률(진도율)을 크게 끌어올렸고, 역대급 초과 세수 오류가 발생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17일 기재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의 세목별 국세 수입 내역을 보면 법인세의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65조2000억원이 걷히며 올해 목표 세수인 66조5000억원의 99.4%가 들어왔다. 올해를 3개월 남긴 시점에서 목표 법인세수의 거의 100%가 들어온 것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12월 결산법인의 영업이익이 29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조1000억원으로 69.1% 급증한 영향이 컸다.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기업 실적 회복이 세수 추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법인세는 3월과 8월 신고·납부가 이뤄지고, 중소기업의 법인세 분납도 9~10월 대부분 마무리되기 때문에 4분기 법인세수는 통상 연간 세수의 10%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이 같은 일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추세라면 올해 법인세 진도율은 10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법인세 진도율은 85.6%로 올해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4%포인트나 높다. 이와 더불어 9월까지 86조9000억원이 걷힌 소득세와 56조6000억원이 들어온 부가세도 같은 기간 진도율이 각각 87.3%와 81.5%로 지난해보다 세수 유입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소득세의 경우 부동산 고점론을 계속 주장했던 정부 목소리와는 달리 자산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양도소득세가 크게 늘고, 지난해 1.1%에 그쳤던 명목임금 상승률이 1년 새 4.4%로 불어나며 근로소득세가 늘어난 것도 세수 증가의 원인이 됐다. 여기에 수입물가 상승 등에 따라 부가세도 늘었다. 결국 주요 세수의 진도율이 전년 대비 모두 10%포인트 안팎 불어나며 세수를 급격히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는 2018년 결산에서 25조원이 넘는 초과 세수가 발생한 이후 세수 추계 오차 논란이 불거지자 이듬해 바로 '세수 추계 시스템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세수 추계 개선에 나섰다. 기재부 전담 방식에서 국세청, 관세청, 조세재정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기관별 전망치를 논의한 후 기재부가 최종 확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고 세수 추계 모형 개선 및 전담 인력 보강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본예산 대비 17.9%(50조원)라는 최악의 오차율이 발생하면서 기재부의 세수 추계 방식에 여전히 빈틈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재부는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전국 단위로 반영하던 자산 관련 세수를 지역별로 세분화해 서울에 가중치를 더 주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항변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올해 세수를 다시 예측할 때 세계 경제 회복을 염두에 뒀어야 했는데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며 "경제의 강한 회복세나 대규모 유동성에 따른 자산시장 호조를 제대로 감안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수 추계는 어디까지나 예측의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 2차관 출신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세입 예산은 어디까지나 추정치라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완전히 내년 세수를 추계하는 게 아니고 올해 나머지 기간에 얼마가 들어올지를 추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큰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할 일이라 누가 추계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세수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세수 추계 오차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면서도 여당에 날을 세웠다. 홍 부총리는 "올해 초과 세수 발생 등 세수 오차가 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당에서 정부의 고의성 등을 언급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에서 고의성을 언급한 데 대해 홍 부총리는 "몇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자들이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수 추계와 관련해 비교적 권위 있게 전망하는 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가 전망한 세수 전망과 정부 전망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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