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확 바뀌는 서울사랑상품권…카카오페이로도 쓴다

입력 2021/11/24 17:35
수정 2021/11/24 19:52
서울시 새 판매대행점에 '신한컨소시엄'

계좌이체만 됐던 기존과 달리
신용·체크카드 상품권 구매
183만 이용자들 수수료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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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만든 모바일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이 신한카드와 카카오페이, 티머니를 입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사랑상품권은 그동안 정부가 소상공인 보호를 명목으로 만든 결제지급 시스템 '제로페이'와 연계됐지만, 이번에 민간 카드사 컨소시엄으로 관리 주체를 바꿨다. 관련 업계에서는 민간 카드사와 연계로 터치결제 등 핀테크가 결합되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박원순표 제로페이'는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새로운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으로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 티머니가 연합한 '신한 컨소시엄'을 낙찰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서울사랑상품권은 자체 가맹점과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었다.


현재 두 가맹점은 40만곳, 이용자는 183만명이다. 이날 기준 올해 발행 금액은 1조816억원에 달한다. 이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카카오페이와 티머니 등 네 곳이 참여했다. 이들 4개사는 내년 1월부터 2년간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을 맡는다. 구체적인 사업 방식이나 모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한카드나 카카오페이,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달라지는 점은 계좌이체만 가능했던 지금과 달리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도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플제로페이 등 기존에 서울사랑상품권을 취급하던 앱에서는 구매할 수 없고, 소상공인 사업자들은 기존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결제도 훨씬 편리해질 전망이다. QR코드와 바코드는 물론 근거리 무선통신(NFC) 터치결제까지 지원한다.


가맹점에는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매출 리포트와 동종 업종 매출 비교 등을 제공하고 소비자 대상 홍보 마케팅도 지원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현재 제로페이 가맹점 수수료는 무료다. 다만 운영비를 지원하기 위해 발행 수수료 1.1%가 있다. 신한 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 수수료는 발행 규모에 따라 0.6~0.7%로 떨어진다. 연간 발행 금액으로 볼 때 110억원 수준에서 수십억 원으로 떨어져 서울시 예산은 절감되지만, 운영사로서는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기업들인 만큼 수수료 수십억 원을 받자고 이 사업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180만명이 넘는 이용자와 플랫폼 경쟁력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성공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까지 확산할 수 있고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 등 사업자도 이득이다. 신한카드는 제로페이 가맹점 40만곳의 소상공인 고객과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신한은행은 서울사랑상품권 자금 관리를 맡는다. 이 은행은 우리은행과 함께 서울시금고도 운영하고 있다. 약 33조원인 서울시 예산 일부가 이 금고에 입출금된다.


계약은 내년 말까지로, 서울시는 내년 초 사업자 입찰 공고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결제 환경을 구축하고, 정책 홍보 알림톡 서비스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 관광객 유치와 홍보를 위해 알리페이 글로벌 결제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하고, 가맹점들은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특히 국내 최대 은행·카드사, 빅테크사와 협업해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로페이 폐지론'에 대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시행된 제로페이를 보완·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예전부터 밝힌 만큼 폐지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서울사랑상품권과 연동돼 있을 뿐 실제 화폐에 대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은 부분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로페이는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을 결제하는 데만 이용되고 사용처 확장이 어려워 폐지론에 휘말린 바 있다.

[신찬옥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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