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뒷문 또 열릴라"…연봉 1000만원 인상 등 파격 보상안 꺼낸 카뱅

입력 2021/11/26 23:00
수정 2021/11/27 08:33
카카오뱅크 "구성원들과 성과 나누는 것"
인터넷은행 인력난 심화…고육책 지적도

"직원 만족도 높여라" 복지 차별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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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뒷문 단속하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우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카카오뱅크만 해도 전 직원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이상 일괄 인상하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지급까지 누가 뭐라해도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격 보상안은 회사가 성장에 따른 과실을 고생한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는 명분이 깔려 있지만 속사정을 들어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미 인력 유출을 경험한 데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인 IT 부문은 인력난이 여전해 파격 보상안의 이면에은 '집토끼 단속'을 위한 셈법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회사 떠나지 마요"…한달 유급 안식휴가제도도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 직원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이상 일괄 인상하는 보상안을 내놨다. 여기에 더해 직원들에게 연봉의 각각 30%와 20% 규모로 스톡옵션과 별도 성과급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 보상안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번 보상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관련 내용이 올라오면서 밖으로 소식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지금까지 큰 성장을 이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게 회사의 생각"이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보상안을 (회사 측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보상안이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을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좀 더 보면 '성장에 따른 과실'도 파격 보상안에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크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고육책'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동종업계 경쟁자인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만 하더라도 인력 유치를 위해 직전 연봉의 1.5배를 현재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업계 공통적으로 인력난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1년간 카카오뱅크에서는 인력이 50여명 정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약 100~150명 수준의 채용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 ▲비즈니스(여신·수신·외환·지급결제) ▲리스크 ▲정보보호 ▲기술 ▲고객서비스 ▲경영지원(인사·PR) ▲ESG ▲마케팅 ▲디자이너 등의 부문에서 100여개 직무에 대한 채용 서류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12월말 390명이던 카카오뱅크 직원은 현재 1020명 수준까지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성장세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순익이 지난해(859억원) 같은 기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1679억원을 기록했고, 고객은 지난해 12월말 1544만명에서 올해 9월말 기준 1740만명으로 늘었다. 경제활동인구의 60%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집토끼 단속을 위해 다양한 복지도 시행하고 있다. 예컨대 밸런스 있는 삶을 지원하기 위한 안식휴가가 그 하나로, 만 3년 근속 직원에게 1개월 안식휴가(유급)와 휴가비 200만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구성원 스스로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과 하루 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워크온' 유연근무제 운영은 물론 2시간 휴가, 4시간 휴가, 8시간 휴가 등 휴가를 시간 단위로도 쓸 수 있다. 단체상해보험 가입을 통해 실손의료비와 진단금 지원(본인, 배우자, 자녀, 부모, 배우자 부모)을 지원하며 자녀의 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도 지원한다.

토스뱅크 "입사 1주년 임직원 30명에 60만주 스톡옵션 부여"

토스뱅크도 기존 인력 유지와 회사 만족도, 그리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보상안을 발표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입사 1주년을 맞이한 사내 임직원을 30명 대상으로 스톡옵션 60만주를 주기로 결정했다.


주정명 사내이사(CRO, 리스크 담당 최고책임자), 최승락 CCO(소비자 담당 최고책임자) 등을 포함해 대상이 된 임직원에게는 인당 2만주가 고르게 부여된다.

이번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주당 5000원(액면가)이다. 대상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날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11월 30일부터 이를 행사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은행 설립에 기여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혀온 바 있다.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주주와 임직원이 사업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에서다.

앞서 7월에는 홍민택 대표를 포함, 임직원 30명에게 68만주를 부여한 바 있다.

토스뱅크도 직원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복지 차별화를 하고 있다.

토스와 자회사 토스뱅크에 따르면 모든 팀원들이 입 모아 최고의 복지로 꼽는 '커피사일로'가 눈길을 끄는데, 강남 본사에 총 3곳의 운영되고 있다. 각 층의 커피사일로는 다른 메뉴를 제공하는 게 특징으로, 100가지 넘는 음료 메뉴와 15가지 이상 디저트 메뉴가 직원들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출퇴근을 자차로 하는 직원에게는 주차 공간도 지원한다. 주차장 이용에 따른 개인 부담금은 없다. 주변의 인재를 추천하면 500만원을 지급하는 '인재추천비' 제도도 운영한다.

게다가 토스는 자회사 토스뱅크 등에 공통적으로 별도 금액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1인 1법인카드 제도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임직원에 스톱옵션 부여…임원 쏠림에 논란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임직원에 스톡옵션 부여 등 회사 충성도를 높이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되레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7월 은행권 최초로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임직원 320명 대상으로 21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것. 행사 가격은 주당 6500원이며, 기본 조건으로 의무복무 기간 2년 재직, 자기자본 2조원, 법인세 차감전 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당시 케이뱅크 관계자는 "앞으로 임직원들과 혁신 성장을 지속하자는 의미와 함께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공동체 의식 고취를 위해 스톡옵션을 지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수 임원 몇몇에게 스톡옵션이 쏠리면서 직원의 불만을 샀고 논란이 일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주주총회를 열고 서호성 은행장에 스톡옵션 90만주를 부여했고, 7월에는 임원 9명에게 총 85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결과적으로 4월과 7월 주주총회에서 부여한 스톡옵션 300만주 중 175만주, 약 60%가 임원에게 돌아간 셈이다. 이로 인해 성과급 지급을 놓고 형평성 논란을 자초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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