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 방법은 몰랐지?"…나홀로 영업익 10배뛴 '오아시스' 돈 버는 방법 [홍키자의 빅테크]

입력 2021/11/27 20:01
수정 2021/11/29 21:13
[홍키자의 빅테크-43] 쿠팡이나 네이버, 마켓컬리 등 플랫폼에서 온라인 쇼핑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만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안 써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 써본 사람은 없다는 것. 비가역성의 성질을 띠는 게 바로 이 온라인 쇼핑이라는 것인데요.

비가역성은 변화를 일으킨 물질이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성질을 말합니다. 한 번 쓰고나면 그 편리함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공산품부터 신선식품까지 클릭 몇 번이면 우리 집 문앞까지 배달해주고요. 시간도 단 하루면 됩니다.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익일배송'은 이제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오늘 밤 12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이면 받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 먹을 찬거리는 새벽에 도착해 있기도 하죠.

이제 오프라인이 필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온라인 기업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온라인 기반의 쇼핑 회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열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겁니다. 왜일까요? 매년 20%씩 성장하는 온라인에서만 승부를 봐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아닌가 봅니다. 그 이유를 한번 파헤쳐보겠습니다.

새벽배송 유일 흑자기업 '오아시스마켓'…오프라인 매장 확대전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사업을 키우는 새벽배송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오아시스마켓'입니다. 오아시스마켓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1월 서울 등촌점 개점을 시작으로 신촌점, 아현점, 공덕점, 청담역점, 압구정점 등 올해 10개 점포를 새로 열었습니다. 연말에 추가로 5개 매장을 더하면 누적 53개 매장을 운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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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서초점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 한주형 기자]

일단 오아시스마켓이 어떤 회사인지 좀 볼게요. 마켓컬리의 새벽 배송 대항마로 꼽히는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기업가치 1조원을 넘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회사입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10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된 기업가치는 1조100억원으로, 지난해 4월 첫 투자를 유치한 지 1년 6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섰죠.

2011년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출신의 김영준 대표가 설립한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 새벽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외곽 지역인 평택시, 안성시, 오산시, 양주시와 함께 충청남도 아산시, 천안시,충청북도 청주시를 새벽배송 가능 지역으로 편입했죠.

이 회사는 새벽배송 업체 가운데 유일한 흑자기업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대해도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이죠. 2018년부터 새벽배송을 선보인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7.7% 급증한 2386억원을 기록했고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배가량 늘어난 97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경쟁사인 마켓컬리와 쓱닷컴이 각각 1162억원과 469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죠.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1년 동안의 매출액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오아시스마켓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이유는 바로 재고를 처리하는 데 있습니다. 온라인 기업들은 통상 직매입한 상품의 재고 처리가 가장 큰 이슈거든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역량을 키우고, 판매될 정도의 양만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기울이죠. 재고가 곧 돈, 비용이니까요.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을 통해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판매해 재고 폐기율을 낮춥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동한 상품은 할인 등을 적용해 판매되기 때문에 다시 재고가 될 가능성이 낮죠. 오아시스마켓은 판매량, 상품 상태, 고객 반응 등에 따라 매장별로 자율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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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서초점 전경. [사진 = 한주형 기자]

오아시스마켓의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보면 평범한 동네 슈퍼마켓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친환경·유기농 농수산물과 제품이 매대에 깔끔하게 진열돼 있다는 점 말고는 특별히 차별점은 없어 보이죠. 다만 살짝 양이 부족한 듯해 보이긴 합니다. 바로 이 지점도 전략입니다.

다소 모자란 듯한 최소 재고의 원칙도 재고 폐기율을 낮추는 요인이죠. 보관 재고가 적은 오아시스마켓 오프라인 매장은 별도 창고가 없습니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이 매장에서 보관하고 있는 상품의 전부입니다.


하루에 두 번 사용할 양의 물류만 들여오는 것이고요. 모든 재고를 매장에 진열해 별도 창고를 마련하며 발생하는 임대 비용을 없앴습니다. 그러니 앞에 사람이 모두 사가면 좀 늦게 매장에 방문하면 모자란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적은 재고는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합니다. 부족한 재고를 확인한 소비자는 지갑을 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재고가 적은 것은 하나의 영업 전략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제품은 당일을 넘겨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오프라인의 장점은 상품 신뢰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의 단점은 직접 상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인데, 온라인에서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쇼룸 역할을 해주고 온라인 신뢰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특히 20~40대가 주로 찾는 온라인몰과 달리 50~60대의 충성고객층이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찾으면서 매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죠. 이 회사의 2020년 기준 오프라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50%를 담당하며 온라인 사업과 대등한 존재감을 펼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평정한 아마존의 넥스트는 '백화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올해 8월 미국에서 백화점식 오프라인 매점을 개점한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으로 북미 지역과 전 세계를 석권한 이 회사의 넥스트 스텝이 바로 오프라인인 겁니다. 아마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에서 백화점 형태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죠.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아마존은 미국의 일반적인 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인 약 2787㎡ 크기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시장 진출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94년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했지만, 서점과 식료품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왔고요. 2017년에는 미국 친환경 유기농 식료품점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관련 규제가 줄어들자 다시 집 밖으로 나와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도 한몫합니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콜스도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실적을 내놓기도 했죠.

오프라인 매장은 결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상품의 쇼케이스로 활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 온라인 판매가 역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이른바 '광고판 효과(Billboard Effect)'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제품이 판매되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게 한다는 것이죠. 그럼 오프라인 매장에서 즐거운 경험을 누렸던 사람들이 다시 온라인으로 온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당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한 브랜드일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하죠. 일단 발견되고 사람들 머릿속에 인식된 이후에 판매가 늘어나는 겁니다.

온라인 기업들의 오프라인 확대는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오프라인에 매장이 많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전통의 대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최대한 활용해 온라인 확대에 나설 것이고요.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 개수를 늘려가겠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홍성용 기자]

격주 토요일 연재되는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유통,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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