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청구서'…신보·서금원 건전성 흔들

입력 2021/11/30 17:42
수정 2021/12/01 10:17
신보, 서민·소상공인 금융지원
손실 대비한 충당 적립금 커져
자산대비 보증 2년새 281배로

서금원이 은행 채무 대신 갚는
대위변제 769억서 2150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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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보증기관들의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과 서민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국책 보증기관들이 보증 규모를 자산의 200배 넘게 확대하거나 대출 금액 10분의 1 이상을 대신 갚아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2022년 금융위원회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소상공인위탁보증의 운용배수가 지난해 8.8배에서 올해 말 46.1배, 내년 말에는 무려 281.5배로 뛰는 것으로 추정됐다. 운용배수는 보증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값이다. 신보의 일반보증 운용배수가 지난해 10배, 올해 말 11.2배, 내년 12.4배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 난다.


구체적으로 2020년 말 신보의 소상공인위탁보증 기본재산이 3734억원, 보증잔액이 3조2689억원으로 운용배수가 8.8배였는데, 2021년 말 기본재산은 2029억원으로 줄고 보증잔액은 9조3473억원으로 크게 늘어 운용배수가 46.1배로 전망됐다. 내년 말엔 기본재산이 307억원으로 크게 줄고 보증잔액 8조6433억원에 운용배수는 281.5배로 추정됐다. 기본재산이 크게 줄면서 운용배수가 급증했다. 신보 관계자는 "보증 규모가 커지면 국가회계기준에 따라 후일 손실을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이게 기본재산에서 차감되다 보니 운용배수가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위탁보증은 정부가 2020년 5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시중은행을 통해 10조원을 대출하기로 한 지원책이다. 정부가 신보에 7600억원의 보증재원을 출연하면, 신보가 시중은행에 보증을 제공하는 구조다. 지금까지 대출이 7조5000억원 이상 집행됐다.

문제는 운용배수가 2023년에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위탁보증은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집행돼 2022년 상환이 본격 시작된다. 만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준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은 "소상공인위탁보증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위해 현장조사를 미실시하는 등 심사 기준을 완화함에 따라 일반보증 대비 부실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면서 "급격한 운용배수 상승에 대해 부실 발생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부실 증가를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책 보증기관이 서민을 위해 보증을 제공했지만 상환되지 않아 대신 대출을 갚아주는 금액과 비중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와 보증기관의 부실이 우려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17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769억원에서 올해 1~10월 215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대위변제액이란 전체 대출 중 은행이 서금원에 대신 갚아달라고 요청한 금액이다. 대위변제율은 같은 기간 5.5%에서 12.8%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대출금의 10% 이상을 서금원이 대신 갚는 셈이다.

햇살론17 건수는 같은 기간 14만7255건에서 11만8474건으로, 금액은 9990억원에서 9076억원으로 각각 줄어든 반면 대위변제액과 대위변제율이 모두 늘어난 것은 그만큼 부실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윤 의원은 "국책 보증기관들이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추가 보증 공급 등 금융 지원 대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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