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속세 10년에 나눠내고 미술품으로 대납도 가능

입력 2021/11/30 17:42
수정 2021/11/30 22:47
세법 개정안 기재위 통과

'이건희 컬렉션'으로 본격 논의
미술품 상속땐 미술품으로 대납
2023년 시행…국가기증 늘듯
미술품을 상속받은 경우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물납하는 것이 내후년부터 가능해진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문화재·미술품에 대한 상속세 납부세액에 한해 문화재·미술품으로 물납을 허용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술품 물납 허용은 당초 정부가 지난 7월 제출한 세법 개정안에서 막판에 빠졌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시 부활했다. 물납이 가능한 대상은 역사적·학술적·예술적인 가치가 있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요청하는 문화재와 미술품으로 한정했으며 국고 손실 위험이 클 때에는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재·미술품 물납이 가능한 요건은 상속세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해야 하며 상속세 납부세액이 상속재산의 금융재산가액보다 커야 한다.


2023년 시행 후엔 '이건희 컬렉션' 같은 주요 문화재·미술품 기증이 늘어나 국립 박물관·미술관 소장품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상속세를 나눠 납부하는 연부연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상속세법 개정안이 국회 기재위에서 전격 의결됐다. 현재는 상속세 부담이 큰 납세자가 연부연납을 신청하면 최초 신고 시점에 1회 납부하고 5년간 5회에 나눠 총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최종 통과하면 최초 신고 시점에 1회·10년간 10회에 걸쳐 총 11회로 나눠 상속세를 낼 수 있게 된다.

연부연납 기간이 연장되면 그동안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납부에 어려움을 겪었던 납세자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 회장 사망으로 12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는 삼성 일가도 연부연납을 활용하고 있는데, 1회 납부에 부담하는 상속세 규모만 2조원 수준이다.


이번 연부연납 연장 개편은 내후년부터 적용되며 기존 연부연납 납세자에게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정부는 상속세 제도 개편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정부는 개편 의견에서 상속세율 인하나 상속세율을 상속가액 총액이 아닌 상속인들이 상속받은 재산가액에 적용하는 유산취득세 도입 등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연부연납 연장이나 가업상속공제 매출액 기준 상향에 대해서는 전향적 의견을 전했는데, 올해 세법 개정안에 곧바로 반영된 것이다. 또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 범위를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4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영농상속 공제 한도는 현행 15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했다.

정부가 마지막까지 반대한 가상자산 과세 연기는 여야가 합의한 대로 1년간 연기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부터 과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다만 법 개정 문제는 국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처럼 결정한다면 정부는 입법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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