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랏빚 1000조인데…지역구부터 챙긴 與野 "도로·철도 3700억 더"

입력 2021/12/03 17:43
수정 2021/12/04 11:07
내년 예산 국회본회의 통과

'대선의 해' 선심성 예산에 밀려
한국판 뉴딜·국방예산은 싹둑

국립대학 시설개선 사업 증액
지방 표심 노린 사업도 수두룩

자영업자 손실보상·저리 대출
소상공인 지원사업 68조 배정
의료·방역예산 1조 넘게 늘려
◆ 내년 608조 슈퍼예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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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조7000억원 규모 내년 예산이 3일 국회를 통과했다. 당초 정부안 대비 3조원 이상 순증된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 지원과 방역 예산이 대폭 증가한 결과다.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과 지역구 챙기기 예산도 곳곳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과된 내년 예산은 정부안인 604조4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 순증된 607조7000억원이다. 국회는 심사 과정에서 총 8조8000억원을 증액하고 5조5000억원을 감액했다.

내년 3월에는 대선, 6월에는 제8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지역 표심을 고려한 선심성 예산도 곳곳에 포진했다. 대표적으로 여야는 지역 특성화 제조 기반 구축 사업 예산을 경쟁적으로 늘렸다.


그 덕분에 해당 사업의 인천 지역 예산은 29억원, 대구는 25억원, 광주는 33억원 각각 늘어났다. 여야는 국립대학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비용도 정부안에서 188억8500만원가량 증액시켰다. 학령인원 감소로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지만 지역 표심에 매달린 여야 의원들이 오히려 예산을 늘려둔 것이다. 매년 예산철에 지적받아온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도로·철도 늘리기 관행도 여전했다.

국회 검토 과정에서 국토부 타 사업은 감액 혹은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도로·철도 사업은 3749억원 늘었다. 정부 안에 없던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20억원), 서평택~안산 고속도로(3억원), 태안~서산 도로 기초조사 연구(2억원), 대산~당진고속도로(10억원), 부전~마산 광역철도 사업(30억원), 태화강~송정광역철도(21억원), 우이신설선 연장선(2억원), 태릉~구리 광역도로 건설사업(38억원) 등이 추가됐다.


국회를 통과한 국토부 2022년도 확정 예산은 총 60조7995억원으로 올해 예산 57조575억원 대비 3조7420억원, 약 6.6% 증액됐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과 매출 감소 지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등 총 68조원의 소상공인 지원 사업 예산이 포함됐다. 이 중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은 총 6052억원이 반영됐다. 정부안에서 2402억원만 반영됐다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3650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발행할 지역화폐 규모는 30조원으로 당초 정부안인 6조원보다 무려 24조원이 늘게 됐다. 정부는 자영업자 손실 보상과 맞춤형 지원 예산 규모를 정부안 8조1000억원에서 2조원 늘려 10조1000억원을 반영했다. 여기에 저신용·중신용 자영업자들에게 5조2000억원의 최소 연 1%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희망대출 플러스' 예산을 당초 8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렸다.

이재명표 예산과 지역·선심성 예산에 밀려 한국판 뉴딜, 국방 예산 등은 대거 깎였다. 그린뉴딜 사업인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사업은 정부안 6075억원에서 1757억원이 감액됐고, 방위사업청의 무기 획득·개발 예산 감액 규모는 6500억원에 달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는 병상 확보 등 의료 인프라스트럭처에 7000억원, 백신·치료제 확보 예산에 46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의 방역·의료 예산을 증액했다. 내년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된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 대비 108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경운 기자 / 이종혁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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