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이언스] 인공위성 만난 AI, 원유비축량 한눈에 알아내죠

입력 2021/12/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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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간 인공위성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0년대 초만 해도 연간 발사되는 인공위성 수가 100여 개였지만 최근 1년 동안에는 1000개가 넘는 위성들이 쏘아 올려졌다고 한다.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더불어 지구 관측 위성 및 위성 영상의 양도 늘고 있는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과학데이터시스템(ESDS)에서는 2022년 한 해 동안 4만77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가 생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NASA 외에 전 세계 위성으로 범위를 넓히면 데이터의 양은 쉽게 가늠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빅데이터'다. 게다가 2019년 기준 190여 대인 지구관측위성이 2028년에는 830여 대로 늘어난다고 하니 그때쯤 되면 울트라 빅데이터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빅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낼 수 있어야만 그 데이터가 효용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단시간 내에 처리하는 일은 사람의 능력을 아득히 넘어선다는 것이 문제다. 기계의 도움, 정확히 말하면 인공지능(AI)이 필요한 이유다.

Q. 아프리카 코끼리 수를 빨리 세는 법은?

A. 예를 들어 특정 시점에 아프리카 코끼리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려 한다고 해보자(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비행기를 타고 항공 사진을 찍어 사진 속 코끼리들의 숫자를 모두 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면 아프리카 전 지역을 비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행이 어려운 국가의 영공에서는 촬영조차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인공위성은 매우 넓은 지역을 짧은 시간 내에 촬영할 수 있으며 그 숫자도 많기 때문에 비행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게 기초 사진 자료를 생산해낼 수 있다.


다른 어떤 방식들에 비해 효율적으로 '서 말의 구슬'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남은 문제는 위성 영상 속에서 코끼리 숫자를 세는 일이다. 이 문제는 인공지능이 사진 속 코끼리를 '자동으로 인식'해 그 숫자를 파악할 수 있도록 '딥러닝'시켜 해결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사람이 1시간 걸리는 코끼리 셈을 1분 안에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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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저장량 분석. [사진 제공 = orbitalinsight.com]

Q. 위성·AI로 원유비축량 파악을 단숨에?

A. 상술한 기법은 세계 각국의 원유 비축량이나 일일 변동량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원유 저장탱크의 지붕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돼 있고, 탱크 속 원유가 줄어듦에 따라 지붕도 함께 아래로 내려간다(그림 참조).

따라서 원유 저장탱크를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남은 양에 따라 그림자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게 될 것이다.

이런 그림자의 크기를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인식해 계산하도록 하면 실시간에 가깝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현재 저장량, 일일 변동량은 물론 향후 수요량까지 파악하는 게 가능해진다.

현대인의 삶은 칫솔 하나까지도 석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의 흐름을 파악하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 회사는 이런 기법을 활용해 원유 비축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내는 데 성공해 전 세계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Q. 경제를 파악하는 다른 방법도 있나?

A. 굳이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밤 시간대 위성 영상을 살펴보면 대충의 경제 규모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밤에 켜진 불빛이 많은 나라일수록 좀 더 나은 생활수준을 영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정확한 소득수준을 알아내긴 힘들다. 보다 정확한 결과 산출을 위해서 인공지능이 빈곤 지역의 특성이 되는 요소를 위성 영상 속에서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학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이 연구를 수행했는데 어떤 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액이 몇 달러인지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산출해냈다고 한다.

마트 주차장을 살펴보고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지 헤아려보는 것 역시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트 주차장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많아졌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특히 옥외 주차장이 많은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유용한 분석 방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나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시점에는 마트 주차장 분석이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온라인 쇼핑의 물류창고 규모 등을 위성 영상으로 분석하면 될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학교육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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