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국민연금 소송戰…자회사도 사정권

입력 2022/01/13 17:42
수정 2022/01/13 23:57
수탁자 지침 개정 성공하면
상장사의 子·孫子회사까지
다중대표소송도 가능해져
◆ 국민연금發 소송대란 위기 ◆

국내 기업들이 국민연금발 소송 쓰나미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추진하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에서 상당수 국내 기업을 소송 위험에 노출시키는 독소 조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긴급 토론회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추진하는 수탁자 지침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을 계획이다.

13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수탁자 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이 주식 1%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은 물론 이들이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자회사 등에 경영 책임을 묻는 다중대표소송 도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중대표소송은 2020년 12월 상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자회사의 이사가 자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모회사 주주도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자회사의 자회사인 손자회사에 대한 소송 제기도 가능하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주주대표소송은 물론 다중대표소송까지 낼 수 있도록 수탁자 지침에 '대표소송'이라는 문구를 넣으려고 한다"며 "지금은 주주대표소송으로 돼 있는 부분을 대표소송으로 바꾸면서 다중대표소송까지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드러난 문제는 주주대표소송이지만 사실 다중대표소송이 기업 입장에서는 더 큰 위협"이라며 "상장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국민연금 대표소송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침이 예정대로 개정되면 다중대표소송 제기 결정권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로 넘어가게 된다.

수책위는 10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지상 과제인 수익률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비상설 기구에 불과하다. 수익률과 무관한 수책위가 수많은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다중대표소송을 내면 재계는 적잖은 소송 리스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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