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왕년의 재벌저격수서 이재명 '친성장 설계자'로 돌아온 박영선

입력 2022/01/03 11:33
수정 2022/01/03 11:38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委 위원장 인터뷰
보선패배 후 美서 첨단산업 육성 공부
이재명 '대전환' 공약의 핵심 역할 맡아
오는 11일 디지털인재 육성전략 발표
획기적 규제완화책·R&D계획 담아

NTF발행·후원금 모금 계획도 밝혀
李 가상자산 공약기조 전향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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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T 입학생 1000명 중 800명이 컴퓨터공학도다. 한국이 게임이 되겠나. 디지털 인재 육성을 막는 장애를 과감하게 걷어내는 게 이재명 표 디지털 대전환의 첫발이 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친성장전략 설계자'로 본격 출격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는 뼈 아팠다. 정계 입문 후 처음 겪어보는 패배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100여일 넘게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으로 활동하며 미국내 기업·연구소·대학 등 최첨단 산업기지를 둘러봤다고 한다. 박 전 장관은 의원 시절 재벌의 편법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 '재벌 저격수'라고 불려왔다.


그러나 '성장'을 외치는 이 후보와 발 맞추기 위해 그 역시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과감한 변신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박 전 장관은 자신이 위원장으로서 책임지고 있는 이재명 후보 직속 디지털대전환위원회가 오는 11일 본격적인 발대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발대식날 디지털 인재육성을 위한 국가아젠다와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고급 디지털 인재를 키우는 일자리 대전환 전략과 발상을 바꾼 규제완화 방안,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계획 등이 담길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귀국한 지 불과 2주 남짓 시간 동안 박 전 장관은 이 후보 핵심공약인 디지털 대전환의 13개 아젠다를 일일이 이 후보와 조율했다. 최근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과 거리를 두면서 탈원전 속도조절을 의미하는 '감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기술 개발'을 말하고 있는 데 역시 박 전 장관과 조율된 내용이다.

박 전 장관은 "이 후보에게 '에너지는 '포트폴리오'로서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는 게 국익'이라고 수차례 얘기 하니 이 후보도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런 수용성이야 말로 이재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이 후보는 소상공인 보호 7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손실보상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한국형 급여프로그램(PPP) 제도 도입을 발표했는 데 이 역시 박 전 장관과 조율한 아이디어다. 한국형 PPP는 고정비를 감면해주는 것은 물론, 정부가 직접 채무를 조정해주거나 신용 하락을 '사면'해 주는 소상공인 지원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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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박 전 장관과 이 후보와의 인연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전 장관은 정동영 후보의 총괄지원실장으로, 이 후보는 박 전 장관 아래에 부실장이었다. 박 전 장관은 "(웃으며)한 마디로 정치 인생을 역전 당했다"면서도 "그런데 이 지사가 알면 알수록 '자체발광' 능력자라 전혀 억울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해 그는 "나 역시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 당의 정책 변화를 전면에 걸고 뛰고 싶었는 데 그때는 사전에 그런 것 들이 정리가 못된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4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한강변 35층 이상 제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그는 "본격 출마 이전에 당에 이런 부분의 정책적 지원을 약속 받아 놓고 출마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소회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금은 당이 후보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 실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게 박 전 장관의 얘기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과거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이미지화해 NFT(대체불가 토큰, Non-Fungible Token)을 발행하고 NFT를 통한 후원금 모급계획도 밝혔다. 발행 하루만에 발행한 NFT는 150만원까지 오르는 등 관심을 모았다. 이 후보의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및 시장 육성 공약을 적극적 행동으로 지원하고 나선 셈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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