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마이데이터 한 달…핀테크, 은행에 완승

입력 2022/01/17 17:34
수정 2022/01/17 17:35
올 1월 기준 총1084만명 가입
핀테크·IT업권 398만명 1위
디지털 기반 성장·운영 강점

은행, 영업점 기반 고객확보
마이데이터 앱 가입선 밀려
차별화된 서비스 부족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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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금융소비자 1000만명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내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핀테크와 빅테크를 통해 마이데이터에 가입한 고객이 은행권을 통한 가입자 수를 크게 웃돌아 마이데이터로 금융 플랫폼 입지를 구축하려던 은행권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17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총 1084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업체별 중복 가입자 수를 합산한 수치다. 업권별로는 핀테크와 정보기술(IT), 신용평가(CB) 업권의 마이데이터 가입자가 39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카드 업권(327만명),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업권(315만명), 금융투자 업권(44만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위는 "업체별 가입자 수는 기업의 영업 비밀에 해당해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하나의 앱에 머무르며 데이터를 모으고 소비 패턴을 분석하며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받는다는 점에서 금융회사가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열쇠로 여겨졌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에서는 서비스 시작 전부터 사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고가 차량까지 경품으로 내걸며 고객 모집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경품 이벤트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가 핀테크는 물론 카드 업권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오자 업계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권별로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가 차이 나는 이유는 각 업권의 고객 기반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업체는 영업점 없이 오로지 디지털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해왔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에 주력해온 은행이 초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이 핀테크와 비교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한 것도 가입자가 적은 이유로 꼽힌다. 금융자산을 통합해 보여주고 소비 목표를 정해 지출을 관리하도록 하는 서비스는 모든 업권에서 대동소이하게 제공돼 소비자가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금융소비자들은 은행에서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핀테크 업체들과 비교해 새롭거나 경쟁력이 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은 '직원 할당제'를 통해 가입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금융사가 고객 정보를 이용하는 데 동의해야 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서비스 가입을 꺼리는 이유로 작용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베타서비스 시행 이후 금융감독원에 개인정보 노출 사고가 총 두 건 보고됐다. 금융위는 "해당 기관은 관련 오류를 즉시 수정해 해당 고객에게 안내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출시된 서비스인 만큼 각 금융사가 소비자에게서 제공받은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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