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방역죄고 현금풀기 7번째…소상공인 준 33조, 나랏빚 '부메랑'

입력 2022/01/21 17:42
수정 2022/01/22 14:52
1월 추경안 국무회의 통과

코로나 현금지원 실효성 논란
130조 추경중 소상공인에 33조
인당 평균 천만원 여전히 불만
전문가 "일회성 살포는 한계"
태양광사업자에도 엉뚱한 지원

작년 손실보상법 만들어놓고
계속 이름 바꿔가며 돈뿌리기
◆ 14조원 설 추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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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운데)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추가경정예산 임시 국무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부가 320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0만원씩 총 9조6000억원의 2차 방역지원금 지급을 골자로 하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21일 확정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소상공인에 대한 7번째 현금 지원이지만 소상공인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급조된 일회성 현금 지원만 계속된 결과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높지 않은데 결과적으로 재정 부담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기존 예산과 코로나19 확산 2년간 7번에 걸쳐 130조원 규모 추경으로 마련한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4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버팀목자금, 방역지원금 명목 등으로 현금이 지급됐거나 지급될 예정인 지원금만 32조5000억원 수준이다.


정부가 2020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14조3000억원)과 2021년 88% 국민지원금(11조원)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지급한 현금 지원금 규모가 25조3000억원이다. 이날 확정된 추경을 통해 지급되는 소상공인 2차 방역지원금까지 더하면 지난 2년간 소상공인 지원금이 국민지원금 규모를 뛰어넘게 됐다.

정부는 2020년 고용안정지원금(150만원)을 시작으로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희망회복자금, 방역지원금 등 이름을 바꿔가며 방역 조치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거나 경영 위기에 빠진 업종을 대상으로 7번의 현금 지원금을 지급했다. 1회당 최대 지원금은 2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횟수를 거듭하며 늘어났는데, 지금까지 나온 지원금을 모두 최대로 받았다면 3550만원까지 받게 된다.

다만 이는 지원금을 최대로 수령했을 경우일 뿐 대다수 자영업자는 이보다 훨씬 적은 현금을 수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급된 총 지원금을 약 300만명의 소상공인이 받았다고 가정하면 평균 지원액은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이에서는 일회성 지급에 급급한 정부의 현금지원책이 나올 때마다 매출 감소 비교 시점과 수혜 업종 등 기준에 대해 큰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번 2차 방역지원금은 2019년과 2020년 11·12월 매출액이나 11~12월 월평균 매출액 대비 2021년 동기 매출액이 감소하면 지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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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영업자는 "작년 11~12월은 위드 코로나로 매출이 반짝 올랐던 시기인데, 이 시기를 비교 기준으로 잡다니 어이가 없다"며 "이달을 비롯해 그 외 다른 달은 손님이 없어 엄청 고생했는데 보상도 못 받게 됐다"고 호소했다.

특히 태양광발전사업자 등 코로나19와 크게 관련이 없는 업종까지 지원금 지급 대상이 되면서 실제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들에게 가야 할 지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태양광사업자는 지난해 새희망자금 지급 때 경영위기 업종에 포함돼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최근 1차 방역지원금(100만원)도 받았다. 이렇게 되면 3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는 2차 방역지원금 대상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은 늘었지만 각종 비용 상승에 이익이 줄어든 경우나 매출 감소 비교 시기에 따라 대상자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현금 지원을 둘러싼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와 국회가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을 제정해 도입했지만 일회성 현금 지원을 계속하다 보니 재원 마련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으로 시중금리만 자극하고, 재정 부담만 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주요국의 코로나19 관련 재정지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재정지출 규모는 1050억달러(약 125조원)로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4%에 해당했다. 이는 IMF가 재정지출을 추산한 67개국 중 28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중상위 수준이다.

연속된 추경에 우리나라 재정 상황은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51.3%로 2026년이 되면 한국의 부채비율은 66.7%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종료되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고, 금리 인상기에 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국제 신인도 평가의 핵심 요인인 부채 증가 속도 면에서 한국은 위기 상태"라며 "재정 확장으로 신인도가 하락하면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대선 이후 추경이 또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대로 가면 국가신용등급이 위태로워지고 국채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운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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