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안 해상풍력 차질 빚나…지역 어민단체 협약 파기

박동환 기자송민근 기자
입력 2022/01/23 17:48
수정 2022/01/23 23:09
文대통령이 힘실어준 사업
손실보상 해결 못해 진통
원전 8기 전력 생산량에 해당하는 8.2GW(기가와트)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신안 해상풍력 사업이 '상생협약'에 참가한 대형 어업단체의 협약 파기로 인해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해상풍력으로 피해를 입을 어민들과의 상생을 강조해온 문재인정부가 사업 홍보에는 공들였지만 실질적인 손실보상 방안 마련에는 손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3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신안 해상풍력 사업 추진에 있어 어업인 수용성 확보의 핵심이 되는 전남지역 어민단체 '새어민회'는 지난 19일 전남도, 신안군, 신안군 수협중앙회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파기했다.


수협 관계자는 "해상풍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민단체의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어민단체가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라며 "전라남도나 신안군은 해상풍력 사업이 잘돼가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곪아 있다"고 말했다.

2020년 9월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군수, 새어민회 등 네 곳의 지방자치단체와 이해당사자는 온갖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상생협약서'에 서명했다. 지난해 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원 투자협약식'이 개최됐다.

상생협약서에 따르면 "2021년 7월 31일까지 폐업 보상 세부 원칙 용역 결과가 당사자 간 합의되지 않으면 협약은 해지된다"고 명시돼 있다. 상생협약이 체결된 이후 1년 반 가까이 전남도와 신안군 등 지자체와 어민단체 사이에서 보상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협약을 파기한 것이다.


장근배 새어민회 회장은 "작년 2월 문 대통령이 신안까지 내려와서 겉으로 해상풍력을 띄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뒤에서 보상과 관련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상생협약이 파기됐다고 해서 발전사업자들이 해상풍력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지역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해 지자체에 공유수면 점용 사용 허가를 받으면 된다. 그러나 해상풍력 사업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어촌계 등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라 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불가능하다.

관계부처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박기영 2차관 주재로 해상풍력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신안과 영광지역 풍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불과 2주 만에 착공 전부터 차질이 생긴 것이다.

[박동환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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