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걸리면 끝장난다"…기업에게 해명할 기회도 안주는 중대재해법

김희래 기자박동환 기자
입력 2022/01/23 17:48
수정 2022/01/24 06:41
수사심의委 규칙 살펴보니

인신구속 가능한 사안인데
피의자 의견청취 절차 없어
기업 방어권도 보장 안해

부처마다 해설서 쏟아내지만
법적판단때 핵심근거 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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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부처에서 해설서를 쏟아내고 있지만 기업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해설서조차 내용이 모호한 데다 지난 21일 마련된 중대재해 사건 관련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운영 규칙에 피의자 의견 청취 절차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소나 유무죄 판단에 핵심 근거가 되지 못하는 해설서를 쏟아내기보다 모호한 법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중대산업재해 수심위 구성·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심의 과정에서 수사 대상인 개인이나 법인의 의견 청취 절차는 빠져 있다. 인신구속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건을 심의하면서도 피의자 측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의 신청도 고용노동부 지방관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조사받는 개인이나 기업이 사건 수사가 부당하게 이뤄진다고 판단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심의 효력에 대해서는 규정과 설명이 달라 혼란을 키우고 있다. 규칙 원문에는 사건을 관할하는 지방노동청의 장이 "위원회 심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결과를 '존중'해야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강제력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고용부는 심의 효력과 관련해 "지방관서는 위원회 심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이에 따라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치한다'는 표현은 심의 결과를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원문과 설명이 엇갈린다.

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부처에서 중대재해법 해설서를 쏟아내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많다. 정작 기업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용부가 배포한 중대재해법 해설서는 준수해야 할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광산안전법 등 10개 법령을 예시로 들었다.


그러나 해설서는 예시뿐만 아니라 '종사자의 안전·보건에 관계되는 법령은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한 사업장에 대해 지배하는 기관, 운영하는 기관, 관리하는 기관이 각각 다를 경우 중대재해법이 어떻게 적용될지 몰라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지만 정부 해설서에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 밖에 국내 기업 소속 해외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는지도 기업들의 관심사였지만 해설서에는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법조인들은 '속인주의'에 따라 해석상 법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도 실제 집행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검찰 중견간부 출신 변호사는 "수사관들이 해외 사업장에 들어서는 순간 주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설서 내용을 따르고도 처벌받는 억울한 사례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행정기관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 사법부의 유무죄 판단은 물론 기소 단계에서조차 핵심 근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는 "행정기관의 행정해석, 유권해석은 말 그대로 참고 자료일 뿐이지 법원 판단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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