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약 잘못 먹었다가 범죄자 됐어요"…우르르 몰려든 강남 ○○한의원 알고보니

입력 2022/01/25 13:43
수정 2022/01/25 13:47
브로커조직 환자 유인해 거짓 보험금 청구 유도
공범 연루땐 환자도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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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보험사기를 공모한 한의사와 등이 법원에서 무거운 처벌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보험사기 공범으로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설마, 이 정도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참여한 소비자들이 보험사기 공범으로 몰려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범행은 주로 브로커 조직에서 "공진단을 무료로 처방받게 해주겠다" "몸보신에 좋은 한약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실손보험에 가입된 사람들을 모아 해당 한의원에 알선해 주고 이로 인한 수익은 한의원과 브로커가 나누는 방식으로 자행됐다. 브로커 조직은 수십 명 규모로 대표와 본부장 등을 두는 등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서울 강남 소재 A한의원에서 실손보험에 가입된 사람들을 대거 끌어모아 사기행각을 벌인 한의원 원장과 브로커가 대거 적발됐다.

이들의 보험사기 행각은 2019년 전까지 보험금 청구가 별로 없던 A한의원에서 갑자기 보험금 청구가 급증한데다 부산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와 보험금을 대규모 청구한 것을 수상케 여긴 KB손해보험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또 B한의원은 2019년 6월부터 2020년 11월 사이 보험대상이 되지 않는 고가의 보신제를 처방한 뒤 다른 치료제를 처방한 것처럼 거짓으로 작성하고, 실제 진료한 사실이 없음에도 여러번 진료한 것처럼 진료기록부 등을 1869회 허위 작성했다. B한의원은 이를 기초로 허위의 보험금청구서류(진료비계산서·세부내역서·통원확인서 등)를 교부해 환자들로부터 실손의료보험금을 수령토록 했다. 환자들은 단 1회 내원해 보양 목적의 보신제를 받은 후, 마치 타박상 등에 대해 3~4회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기재된 보험금청구서류를 발급받아 실손보험금을 청구·편취했다.


결국 이들 브로커 조직 및 의료인 등 5명, 환자 653명 총 658명이 보험사기로 적발(15억9000만원)됐고, 브로커 조직 대표(징역 2년8월)·B한의원장(징역 4년)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평범한 주부가 범죄자가 된 사례도 나왔다.

C병원관계자와 지인인 주부 D씨는 병원에 환자 소개하면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공모하고,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를 병원에 소개·알선했다. 결국 D씨는 징역1년6월(집행유예) 선고받았다.

금감원은 브로커 조직은 합법적인 기업 활동을 가장하고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대규모 환자를 불법 모집하고 있어 보험 소비자들이 보험 사기에 연루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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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금감원]

김시원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보험소비자들이 브로커의 알선에 동조해 허위 서류로 실손의료보험금 등을 청구하는 경우 보험사기 공범이 돼서 함께 형사 처벌받는 등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면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형 브로커 조직의 환자 유인 또는 알선에 동조해 금전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며, 다른 환자를 모집해오면 소개비를 주겠다는 잘못된 권유에 절대로 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실손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시술을 받은 후 보상되는 치료를 받은 것처럼 조작해서 보험금을 청구하면 안된다"며 "실제 검사나 수술을 한 날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청구해야지 수술 날짜를 조작하거나 횟수를 부풀려서도 안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조직형 보험 사기 조사 및 적발을 강화하고 행정 제재도 엄정하게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적발 관련 포상금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험사기 의심 신고는 금감원 인터넷 홈페이지 보험사기방지센터와 각 보험사에서 할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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