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소년 치아 관리] 미용목적이라면 교정치료는 수능이후 하세요

입력 2022/04/29 08:01
교정하려면 한달에 한번 검사에
초기엔 입안 헐고 식사도 힘들어
충치도 쉽게 생겨 수험생활 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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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병원 인근에 사는 김수지(가명·고1) 학생이 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교정 상담을 위해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어머니는 "우리 애 정도면 치열이 가지런한 편이죠? 밥 먹는 데 아무런 불편도 없어요. 그런데도 저렇게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교정을 하고 싶다고 난리네요."

보호자는 이미 교정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고, 수지는 입이 나온 채 기분 나쁜 표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처럼 수지의 치열은 위 앞니 두 개가 약간 틀어져 튀어나온 것 말고는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지 본인은 틀어진 앞니 때문에 마음껏 웃기도 힘들고 교우관계는 물론 공부까지(?) 지장이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저는 10분 동안 수지를 다독여 수능시험 이후 교정을 하면 된다고 돌려보냈습니다.


요즘 사춘기 학생들은 외모에 대한 관심 때문에 치아 교정 문의가 많습니다.

치열이 바르지 못하고 정상적으로 치아가 맞물리지 않는 상태를 '부정교합'이라고 합니다. 부정교합이 심하면 치과는 교정 치료를 권합니다. 교정도 치과 치료의 한 영역인 만큼 음식을 씹는 데 지장이 있거나 수면과 호흡 등에 장애를 준다면 가급적 빨리 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치아 교정은 미용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문제는 부정교합을 보는 기준이 의사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겁니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교정 치료를 결정하는 데 환자의 미적인 기준과 외모에 대한 관심도 등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씹어 먹는 데 문제가 없으니 교정 없이 그냥 살라고 강요할 수만도 없습니다.

물론 중·고등학교 시기라서 치아 교정을 하면 안 된다는 의학적 근거 역시 전혀 없습니다. 다만 앞니가 약간 틀어지고 튀어나온 것처럼 미적인 이유로 교정을 한다면 수능 이후로 연기할 것을 권합니다. 그 이유는 교정 치료의 특징 때문입니다.

첫째, 교정치료를 하려면 한 달에 한 번 치과를 방문해 정기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교정 치료는 통상 2~3년이 걸리고, 월 1회 정기검사와 부품 교체를 위해 병원에 가야 합니다. 바쁜 고등학생들이 시험 일정과 학원 수강 등을 이유로 제때 병원에 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기검사를 빠뜨리거나 장기간 병원에 가지 못하면 기대만큼 교정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둘째, 교정 초기에는 입안이 헐고 식사와 발음 등에 상당한 불편함이 뒤따릅니다. 교정을 하려면 크게 세 가지 부품이 입안에 들어갑니다. 치아에 부착하는 금속성 부품인 브라켓과 올바른 배열을 이끌어주는 와이어(철사), 그리고 이 둘을 묶는 고무링 혹은 가는 철사죠. 요즘은 브라켓을 붙이지 않고 투명한 장치를 끼는 심미적 교정도 있지만 비용이 비싸고 적용 범위가 좁습니다. 처음에 브라켓을 붙이고 나면 일주일 넘게 입안이 헐고 식사할 때 불편합니다. '치아 교정을 하다 보면 정신이 교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죠.

마지막으로 교정 시기에는 충치가 생길 위험이 커집니다. 초콜릿 등 단 음식을 먹고 교정용 칫솔로 브라켓과 와이어 사이를 잘 닦아 주지 않으면 충치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이유로 치료보다 미용 목적이 크다면 수험생 시기에는 교정 치료를 연기하는 게 낫습니다. 단순 치아 배열 교정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 해도 결과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위아래 앞니가 안 물려 공간이 생기는 개방교합, 아랫니와 턱이 심하게 튀어나온 주걱턱, 치열 이상 때문에 입을 벌려 숨을 쉬는 구호흡 등 치료 목적이 크다면 가급적 빨리 상담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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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수 잠실위드치과 원장·통합치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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