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육현장 이야기] '서로의 삶 존중' 일깨운 거리두기로 기억되길…

입력 2022/04/29 08:01
코로나로 인한 2년간의 거리두기
가족과 나에 집중할 시간도 줘

사회 곳곳 일상회복 기대 크지만
남의 삶에 간섭은 다시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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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제한을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어 다행이다. 하지만 코로나 핑계인지 덕분인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생겼고, 그것은 내 몸, 내 마음, 내 가족, 내가 거주하는 집,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확대되었다.

그동안 돌보지 못하던 내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것에 반응하다 보니 더 건강해졌다. 내 마음이 요동치던 순간들을 되짚어 보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다 보니 크게 화낼 일도, 집착할 일도 없어지고 불안함도 많이 사라졌다.

남들 따라서 다니던 학원을 정리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족 간에 작지만 소소한 추억들이 쌓였다.


단지 소유의 수단이었던 집에 아늑함을 더하고 소품을 더하면서 집은 살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은은한 조명 하나로도 캠핑장이 되기도 하고, 커피 한잔으로도 노천카페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별로 대단할 것 없는 소일거리를 즐기고 그것을 사진이 아닌 마음에 저장하면서 행복은 내 마음의 풍성함이 가져다주는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방학을 이용해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그림그리기 행사도 인근 공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북카페에 머물며 책도 읽고 독서 토론도 할 것이다. 학생회 간부들은 하루 종일 야외 공간을 빌려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도 참석하고 리더십 함양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것이다. 다시 학교 곳곳에 울려 퍼질 학생들의 함성이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미루던 결혼식 초청장이 빈번히 날아오면 가야할 지를 놓고 고민하는 순간이 늘어날 것이다.


결혼식장에 다녀오면 너는 언제 결혼하냐며 자녀나 조카들을 못살게 굴지도 모른다. 사람 간의 안전거리는 사라지고 관심이라는 이름의 간섭이 다시 되살아날 수도 있다. 혼자 있고 싶은 날에도 회식 자리를 거부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욕심을 부려 마구마구 사들이며 집안 곳곳을 포근함이 아닌 물건으로 채워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꼭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하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우리의 일상에 계속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모습으로,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으로 삶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거리 두기는 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임윤희 청담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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