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용산 '규제 프리존' 만들어 유니콘 천국으로

이진우 기자, 서찬동 기자, 손동우 기자, 김대기 기자, 정석환 기자, 유준호 기자, 이축복 기자
입력 2022/05/03 17:56
수정 2022/05/03 20:07
전세계 인재 끌어모으려면
업무·주거·즐거움 3박자 필수

美허드슨야드 용적률 2000%
용산도 과감하게 규제 풀어
고층·고밀도 수직도시 조성을

개발 완료땐 경제효과 67조
36만명 막대한 고용창출도
◆ 제32차 국민보고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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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32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을 지낸 김현수 단국대 교수가 1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해 9월 구글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화물터미널을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뉴욕에 제2의 거점을 마련하고 고용 인력을 수년 내 1만2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2020년 아마존도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로드앤드테일러 백화점을 1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리모델링 작업을 마치면 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2000여 명이 이곳에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해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뉴욕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멋진 도시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직주락(職住樂·Work Live Play)', 즉 일과 주거, 즐거움을 함께 제공하는 도시가 세계적인 기업이 거점 도시를 선정하고 투자유치가 이뤄지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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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미디어그룹은 3일 제32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서 '용산 르네상스' 보고서를 통해 용산을 세계적 인재를 불러 모을 수 있는 '시티 오브 용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세계적인 인재들은 직주락이 가능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는데, 용산은 서울 도심에서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점에서다.

용산정비창과 용산공원을 각각 한국의 허드슨야드와 센트럴파크로 묶어 개발하고, 한남뉴타운과 동부이촌동 등 용산 일대 주거단지에는 국제학교와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갖춘 대형병원을 유치하자는 구상이다. 런던의 도시 속 도시,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처럼 용산을 서울 속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직주락에 필요한 것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유연한 규제가 필수적이다.


용적률과 용도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고층·고밀도로 설계된 '버티컬 시티'를 만들고 유연한 스카이라인을 허용해야 한다. 용산정비창 일대의 경우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지정했을 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허용한 용적률은 최대 1500%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뉴욕을 대표하는 업무·문화·상업시설로 개발되는 허드슨야드만 해도 상업지역은 평균 용적률이 2000%를 넘고, 공공기부 시 용적률은 3300%까지 허용된다"며 "이곳에서만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28조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고 5만5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금싸라기 땅에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보고서에서 매일경제는 용산정비창과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묶어 미래 한국의 국부(國富)를 창출해낼 경제 혁신의 전초기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용산정비창에는 전 세계 상위 20개 기업의 서울지사를 유치하고, 용산전자상가는 '규제 프리존', 이른바 샌드박스 특구로 지정해 창업의 요람으로 삼자는 구상이다.


인접 거리에서 다국적 기업과 국내 스타트업을 매칭하고, 여의도 금융권과 연계해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원활하게 흘러 들어오는 구심점을 만들자는 얘기다.

미래 혁신의 거점으로 용산 일대를 조성하게 되면 경제효과만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앞서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용산 개발이 완료될 경우 경제효과가 67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36만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는 등 막대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국제업무지구 개발만 두고 추산한 숫자로 주변 창업공간 조성 등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경제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의 스테이션F는 롤모델로 꼽힌다. 프랑스는 2013년부터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출범한 뒤 2017년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개관했다. 창업자는 월 195유로(약 25만원)만 내면 공간을 빌리고, 스테이션F에서 제공하는 것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탈레스 등 다국적 기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이곳에 들어선 1000여 개 스타트업의 꿈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곳에서 초기 스타트업에 유입되는 투자액만 3344억원에 달한다.

[특별취재팀 = 이진우 국차장 겸 지식부장 / 서찬동 부장(팀장) /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김대기 기자 / 정석환 기자 / 유준호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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