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인사업자 빚 연체 증가…코로나發 부실 터지나

입력 2022/05/09 17:47
수정 2022/05/09 19:31
은행권 소호 연체율 증가세
만기연장·상환유예 잔액 133조
자영업자 대출 부실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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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통해 눌러놨던 소호대출(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연체율 계산 때 분모에 들어가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6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연체 채권이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만기 연장·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9월엔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본격화할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 중 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분기 소호대출 연체율이 전 분기 대비 일제히 올랐다. 특히 하나·우리은행은 세 분기 동안 꾸준히 증가세다. 2021년 2분기 0.14%였던 하나은행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17%까지 올랐다. 연체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740억원에서 980억원으로 32% 늘었다.


우리은행도 2021년 2분기 0.14%였던 연체율이 올 1분기 0.18%로 0.04%포인트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720억원에서 960억원으로 33% 늘었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연체율이 0.15%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증가했다. 건전성이 개선된 곳은 연체율이 전 분기 0.08%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KB국민은행뿐이었다. 은행권 전체로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0.16%였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최신 자료인 2월 말 기준 0.20%로 0.04%포인트 증가했다.

금융권은 올해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약 5조8700억원 늘었음에도 연체율이 증가한 점을 우려한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을 대출채권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대출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통상 낮아진다. 대출채권 증가분은 바로 반영되지만 그중 일부가 연체 상태에 놓이기까지 다소 시차가 있다.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해 시중은행들은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53조1036억원이던 4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258조9751억원으로 4개월 만에 2.3% 늘었다. 즉 기존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며 현재 연체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민간소비 회복 지연으로 인한 신규 채권 부실화, 금융지원 사각지대 차주들의 재무 상황 악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민간소비가 0.5%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금융지원도 매출 감소액만을 기준으로 삼는 등 사각지대가 있었다.

원화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시기 0.2%포인트가량 감소했지만 금융지원으로 인한 '착시효과'라는 게 중론이다. 원래 부실여신으로 분류됐어야 할 채권들도 만기 연장·상환 유예 신청을 통해 정상 여신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받고 있는 대출 잔액은 133조4000억원이다. 만기 연장이 116조6000억원, 상환 유예가 16조7000억원이다.

한은은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대출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할 이자 부담(2021년 말 부채 잔액 기준)이 약 6조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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