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당국 '루나사태'에 거래소 긴급점검…"피해상황·원인 파악"(종합)

입력 2022/05/17 19:55
금감원장 "가상자산시장 신뢰도 저하·이용자 피해 우려"
금융위 용역보고서 "가상자산 발행인 공시 도입 가장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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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한 루나 코인 시세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해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를 야기한 테라 플랫폼을 조사, 감독 및 제재할 법적 권한은 없지만,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 현황과 국내 거래소들의 조치에 대한 파악에 나선 것이다.

17일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루나와 관련한 거래량과 종가, 루나와 테라를 보유한 투자자 수, 금액별 인원수, 100만원 이상 고액 투자자 수에 대한 현황 파악을 요청했다.

아울러 루나 사태에 대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대응책과 조치, 거래소들이 판단하는 하락 원인에 대한 자료도 요청했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루나 사태가 터지자 지난주 금융당국이 관련 거래량과 투자자 현황 자료를 요청했으며 거래소들의 조치도 파악해갔다"면서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는 자료로 쓰려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지난 일주일 사이 증발한 루나와 테라의 시가총액만 약 450억달러(약 57조7800억원)에 달하고, 국내 피해자는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루나 사태와 관련해 국내 거래소들이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했는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도 잇달아 루나와 테라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거래소마다 대응이 달라 소비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팍스는 16일 루나와 테라KRT(KRT)에 대한 거래를 종료했고 업비트는 오는 20일 비트코인(BTC) 마켓에서 루나 거래를 마친다. 빗썸은 27일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

코인원과 코빗도 지난 10일 루나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유의 종목 지정에 나선 바 있다.




거래소들이 이처럼 제각각의 조치를 내놓자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투자자 보호보다 단타와 투기 목적의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루나 거래가 급증하면서 수수료 수익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업비트가 지난 10∼13일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수수료만 99억원에 달했다.

업비트는 국내 거래소 중 유의 종목 지정을 가장 늦게 하는 데다 지정 후에도 입출금 거래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면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루나 사태에 대해 "가상자산시장의 신뢰도 저하 및 이용자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관계법령 부재에 따라 감독당국의 역할이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 관련 피해상황과 발생원인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정 원장은 또 "앞으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피해 예방, 적격 가상화폐공개(ICO)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역외거래 중심의 가상자산시장 특성상 앞으로 해외 주요 감독당국과도 가상자산 규율체계와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제도 도입이 시급하며 증권시장에 준한 제재 도입이 요구된다는 정책 제언도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위가 연구용역을 발주한 '국회 발의 가상자산업법의 비교분석 및 관련 쟁점의 발굴검토' 보고서(초안)에서 "가상자산 발행인의 공시는 투자자보호의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규제를 도입해야 할 부문"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또 가상자산시장이 증권시장과 유사하므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 규정을 자본시장법과 유사한 내용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선 벌금 또는 징역형 등이 가능하게 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에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안이 가능하다는 게 보고서의 평가다.

보고서는 제재 수위를 자본시장법 대비 더욱 높게 설정할 경우 장점에 대해 "규제들이 충분히 정비되어 있지 않은 만큼 불공정거래 개연성 및 이로 인한 부당이득 수준이 증권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면 이를 상당 부분 억제하는 효과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 수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업 규제와 관련해 제정안 7개와 전자금융거래법 등 기존법 개정안 6개가 발의돼 있다.

국회는 용역보고서가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개시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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