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PEF 한국 참여에 중국은 제2의 사드 사태 일으킬까? [핫이슈]

입력 2022/05/24 00:46
수정 2022/05/24 13:26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등 13개국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국내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일단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IPEF 출범을 환영하고 있지만 걱정도 없지 않다. 중국이 한국의 IPEF 참여를 트집 잡아 사드(THAAD) 사태 때처럼 경제 보복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에서 IPEF 참여 뜻을 밝히자 '디커플링(탈동조화)' 운운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IPEF 출범을 하루 앞둔 22일에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이) 분열을 조장하고 대립을 선동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라며 비난하는 논평 일색이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이 반대해도 IPEF에 가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에서 중국 비중이 크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 녹색기술,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 미국과 협력하지 않으면 발전과 성장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IPEF는 역내 교역 규모에서도 중국을 훨씬 능가한다. 중국도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중국이 불만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2의 사드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 중심의 동맹 외교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과도 '상호존중'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IPEF가 중국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성과 투명성, 포괄성에 바탕을 둔 경제통상협력 플랫폼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의 전체 성명에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한다는 문구는 단 한 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에 대해서만 중국이 보복에 나서는 것도 명분이 약하다. 자칫 거센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로 경기 침체가 심각한데 한국을 상대로 경제 보복을 단행하다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IPEF가 아직은 선언적 단계라는 점도 중국의 과잉 대응은 부적절하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처럼 상품과 서비스 시장 개방을 전제한 것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가입해도 당장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할 게 없다. 내용과 형식 모두 창설 멤버로 참여한 국가들이 결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실제 효력이 발생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통상 협정은 일반적으로 처음 논의가 시작돼 실행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IPEF도 실효적 협정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무역 환경도 바뀔 것이고 지금은 배제된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중시하는 자유시장 질서 원칙에 따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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