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 국내복귀 늘리려…정부 규제완화 속도

입력 2022/05/24 17:45
수정 2022/05/24 23:19
한덕수총리 규제혁신 회의

文정부서 투자금 56조원 유출
18개 정부부처 TF 구성 지시
◆ 대기업 국내투자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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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국내 투자계획을 밝히자 정부가 대대적으로 규제 개혁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정부에서 국내 투자(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0%대 정체 상태에 빠진 가운데 기업 투자 자금마저 외국으로 뭉텅이로 빠져나가자 한국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게 정책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사진)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혁신장관회의를 주재하며 "18개 정부 부처별로 규제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추진했지만 성과가 부진했던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게 규제를 풀겠다는 얘기다.


한 총리는 "지금까지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가 거의 모든 규제 혁신 업무를 담당했지만 이제 각 부처가 규제 개혁을 위한 TF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책연구소와 기업, 정부 등이 참여해 규제 개혁에 대한 매스(mass·규모)부터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기업 규제를 시장에 맡길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컨대 어느 기업이 환경과 관련해 큰 문제를 일으킨다면 시장에서 엄청난 페널티를 받아 도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며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직접적인 정부 규제가 없어도 시장의 보복이 무서워 법에서 정하는 것보다 훨씬 기준을 높게 잡는 기업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 개혁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의지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그동안 규제 개혁이 왜 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결국에는 최고 통치권자 의지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의지를 갖고 있고 5년간 꾸준히 노력하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규제 개혁 의지를 천명한 것은 최근 한국을 이탈하는 투자자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7개 정권 경제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 정책 운영기간(2017~2021년) 국내에서는 투자자금 439억5100만달러(약 56조원)가 순유출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금 순유출액은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ODI)에서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FDI)를 뺀 값이다. 이 값이 클수록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보다 해외로 빠져나간 국내 기업 투자액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각종 기업 규제가 불어나며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 자금 이탈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정부의 민간에 대한 규제 정도를 지수화한 한국의 규제환경지수는 올해 68.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꼴찌(35위) 수준이다. 이 지표는 지수가 높을수록 규제 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미국(91.0점·10위) 일본(91.4점·9위)은 물론 대체로 규제가 세다고 평가되는 프랑스(88.3점·15위) 독일(81.1점·22위)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주요국들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신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혁신 역량을 갉아먹는 규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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