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숨기지 말 것, 협력할 것…이 교훈 잊으면 더 센 팬데믹 온다

입력 2022/05/24 17:58
라지브 샤 록펠러재단 대표
-장대환 매경 회장 대담


코로나 사태 마지막은 아냐
또다른 변이 창궐 대비해야

위기 앞에 국제사회 속수무책
조기 경보시스템 도입 필요
부국·빈국간 불평등 줄여야
◆ 다보스포럼 ◆

459070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라지브 샤 대표(왼쪽), 장대환 회장

"지난 2년간의 팬데믹은 치명적이고 고통스러웠지만, 이것이 마지막 팬데믹은 아닐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기관 록펠러재단의 라지브 샤 대표는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를 계기로 진행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의 서면 대담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우리가 목격한 최악의 사태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 "팬데믹의 위협을 탐지하고 예방하며 확산을 막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록펠러재단은 팬데믹, 기후변화, 식량위기 등 국제사회에 중대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민간 기관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팬데믹을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을 지냈던 샤 대표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서 일하다 2017년 록펠러재단 대표직을 맡았다. 그는 현재 주요 20개국(G20) 국제금융체제(IFA) 실무그룹의 공동의장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난 2년간 감염병을 억제하고 완화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우리가 너무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코로나19의 다음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든,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든 우리는 세 가지 약속을 해야 한다. 첫째로는 서로를 믿고, 둘째로는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며, 셋째로는 팬데믹 전에 이를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의 팬데믹은 치명적이고 고통스러웠지만, 이것이 마지막 팬데믹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목격한 최악의 사태가 아닐 수도 있다. 팬데믹의 위협을 탐지하고 예방하며 확산을 막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

―국가별·지역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지난 2년간 정부와 기관, 자선단체들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부유한 국가와 저소득 국가 간 차이가 존재했다.

불행하게도 이 같은 차이는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으로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형태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만큼 가용한 자원을 동원해 당장 대응에 나서고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량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고, 식량위기에 취약한 지역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식량 수출 금지를 막아야 하며, 부유한 국가들은 취약한 국가들에 긴급 채무조정을 실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이후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국제적인 공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재의 글로벌 시스템이 21세기가 맞은 도전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명 피해, 경제적 혼란, 불평등 문제와 기후변화의 재앙적인 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에너지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동시다발적인 위기로 기후변화를 포함한 글로벌 협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탄력적 식량 수급 방안 구축,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에는 자본이 필요하다.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G20 국가들의 정치적인 의지 또한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록펠러재단은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록펠러재단은 1908년부터 기아와 식량안보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동안 록펠러재단은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농업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효과가 있었다.

오늘날 록펠러재단은 생산량보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록펠러재단은 최근 '좋은 음식(Good Food)'에 1억500만달러(약 133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이것을 생산·판매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다보스 = 최승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