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물가에 구직 느는데 빅테크는 채용 축소…美 고용대란 초읽기

입력 2022/05/25 17:18
수정 2022/05/26 09:14
밥 모리츠 PwC 회장 인터뷰

주식·코인 폭락, 인플레 심화
조기은퇴자들 재취업 줄이어

노동시장도 구조 변화 겪어
향후 12~18개월 혼란 클듯

MZ 넷중 하나 "급여맞춰 이직"
재택·사무실 혼합근무 대세로
매일 출근 조건, 연봉 더 줘야
◆ 다보스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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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노동시장은 공급망 혼란 사태에 비유할 수 있다.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더 큰 문제는 적합한 인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마무리돼 가면서 12~18개월 안에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다."

세계적 회계·컨설팅 그룹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밥 모리츠 회장의 전망이다. 모리츠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일경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모리츠 회장은 "은퇴하겠다며 떠났던 많은 사람이 이제 마음을 바꿔 일하겠다고 돌아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용의 형태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리츠 회장의 진단처럼 미국은 여전히 인력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노동 참여가 늘어나며 다소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경우 이 균형이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팬데믹 발생 이후 미국에서만 수백만 명이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주식·가상화폐·부동산 투자 등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이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힌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폭락하고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미국의 지난 4월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복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기록한 50년 만의 최저치(3.5%)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 우려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실적이 악화되는 빅테크 기업들은 채용 취소는 물론, 기존 인력에 대한 해고까지 단행하고 있다. 조기 은퇴 취소, 노동시장 복귀는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다.

모리츠 회장은 "다시 노동시장에 돌아온 사람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컨설팅 형태로 근무하기도 한다"며 "이런 형태로 근무하는 사람은 고용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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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C는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44개국 5만21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자 태도 및 근로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1043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 5명 중 1명은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Z세대가 향후 12개월 내 이직할 가능성은 27%로 조사됐다. 이보다 조금 더 앞선 세대인 밀레니얼세대는 23%, X세대는 15%, 베이비붐세대는 9%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35%는 급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직의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급여인 것으로 집계됐다.

근무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복수 응답)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공정한 금전적 보상'(7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성취감 추구'(69%), '직장과 본인의 성격 일치 여부'(66%), '사내 복지'(60%), '근무장소 선택 가능 여부'(47%) 등이 중요한 고려 요소로 조사됐다.

팬데믹 기간에 일반화된 재택 근무와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는 앞으로도 대세가 될 전망이다.

원격 근무가 가능한 근로자 중 55%가 하이브리드 근무 중이었다. 이들 중 63%는 향후 12개월 동안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 원격 근무, 하이브리드 근무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미국에서는 이제 출근을 매일 해야 하는 일자리는 재택 근무보다 연봉을 높여야 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

한국계 금융회사 뉴욕법인장 A씨는 "사람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어렵사리 채용 절차를 마무리했는데, 갑자기 출근을 못 하겠다고 해서 불가피하게 연봉을 올려줬다"고 말했다.

[다보스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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