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물류대란 일단 봉합…안전운임제 이견 못좁혀 '불씨' 여전

이종혁 기자이희조 기자
입력 2022/06/15 00:05
수정 2022/06/15 09:11
국토부·화물연대, 8일만에 협상 타결
공은 국회로


올 일몰 예정이던 안전운임제
민관TF 구성해 논의하기로
연내 국회서 법개정 나설 듯

적용 차종·품목 확대 논의
당정, 3년 연장안 유력 검토

재계 "안전운임제 개선해야"
◆ 화물연대 파업 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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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화물연대가 총파업 8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다시 물류 수송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저녁 경기도 의왕 내륙물류기지(ICD)에서 5차 실무대화를 하고 안전운임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내용 등에 합의했다. 협상 타결 이후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본부가 화물차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에 합의하며 화물연대의 전국적 집단운송거부(총파업)도 8일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난관은 지금부터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 예정된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아예 폐지하라는 입장이다. 시멘트와 수출입 컨테이너로 제한했던 안전운임 적용 품목도 철강재부터 일반 화물(카고), 곡물, 탱크로리 등 전(全) 품목에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단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조만간 화주단체(한국무역협회·한국시멘트협회)와 함께 안전운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합의 내용을 토대로 세부 제도 개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개편을 위한 법 개정을 논의하면서 TF 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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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 3년간 한시 시행된다.


시멘트와 수출입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화물차주에게 일정 이윤을 보장하는 운임을 강제 적용하는 것으로 일종의 '최저운임' 제도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완전 폐지하고 영속화하라고 요구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영속화는 어렵다면서 일몰이 다가오는 안전운임제의 3년 연장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 같은 연장안이 원활하게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 조오섭 의원의 대표발의로 안전운임제 상설을 골자로 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내놨다. 같은 당 박영순 의원 역시 화물차 안전운임 적용 대상을 전 품목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화물차운수법 개정안을 지난 4월 발의했다.

안전운임제 연장안에 국회가 합의해도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데 대한 이견 역시 크다. 앞서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지난 7일 화물연대 총파업 시작을 전후해 12일까지 4차에 걸쳐 대화했었다.


양측은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등의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며 타결 직전까지 갔었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요구한 안전운임 적용 품목 확대에 대해서 국토부가 꺼려하며 교섭 결렬의 원인이 됐다.

국토부는 화주들의 부담을 감안하면 적용 품목의 대폭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강재와 일반 화물의 경우 이미 안전운임을 결정하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원가를 산정해 업계에서 운임에 참고하고 있다. 다만 이는 강제성은 없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적용 품목 확대는 물론 운임의 대폭 인상도 요구하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안전운임에 부가되는 다양한 할증 규정에 대한 부담도 호소하고 있다. 우선 위험물 운송에 붙는 30% 할증이다. 위험물과 유독물, 유해화학물질을 나르는 컨테이너는 안전운임의 30%가, 화약류는 100%가 가산된다. 방사성 물질은 200%가 더 붙는다. 이 같은 위험물 운송의 원가가 실제로 30% 높은지 근거가 없이 할증 조항이 만들어졌다고 기업들은 주장한다.

냉동·냉장컨테이너, 오픈톱컨테이너 운송은 편도 운행이라도 왕복 운임을 적용하도록 현행 고시에서 규정한다.


또 인천시나 경기도 평택시에서 출발하는 운송은 운임의 20%, 18%를 각각 할증한다. 20피트 컨테이너 2대를 결합해 운송하는 콤바인 운송은 40피트 컨테이너 1대를 운송할 때보다 평균 1.75배의 안전운임을 적용한다. 더구나 복수 할증에 해당하는 운송은 가장 할증률이 높은 항목과 나머지 항목 할증률의 절반씩을 합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안전운임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도 노동계에 지나치게 기울었다며 이번 기회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전운임위원회는 공익위원 4명, 화물연대 측 위원 3명, 물류업계·화주단체 각각 3명씩으로 구성한다. 물류업계와 화물연대는 안전운임·할증이 확대될수록 이득이어서 화주들에 불리한 의사결정 구조다. 무협 관계자는 "안전운임도 부담이 나날이 증가하지만 기업들은 할증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크다"며 "안전운임위원회가 화물연대에 '기울어진 운동장'이어서 할증의 근거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교섭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에선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를 논의하기로 한 점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재계 관계자는 "안전운임제의 실제 효과에 대해 제대로 된 증명 없이 지속 추진을 합의한 대목은 아쉽다"며 "화물차주의 안전을 위한다며 운임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게 합당한 접근법인지도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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