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925억 긴급발주로 원전中企 해갈…체력키워 '수출대국' 향한다

송민근 기자 김대기 기자
입력 2022/06/22 17:45
수정 2022/06/22 20:34
정부 원전산업 지원 대책

신한울 3·4호기 부품 선제발주
일감절벽 넘길 빠른 지원 초점

중장기적으론 경쟁력개선 방점
R&D에 올 6700억·4년간 3조
방사성폐기물 전문인력도 육성

원전수출전략추진단 설치 추진
금융조달·경협 등 전방위 조력
◆ 원전 생태계 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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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 소재 보관장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원전업체 현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고사 상태에 빠진 원전 생태계를 하루빨리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탈원전 5년'으로 잃어버린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2025년까지 조 단위 발주와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한편 이를 통해 중장기 목표인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비품 발주를 선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일감이 메말랐던 지난 5년을 감안하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중소 협력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마련한 대책이다.


원전업계 매출과 수출, 고용은 탈원전을 맞아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6년 5조5034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20년 4조원으로 고꾸라졌고 수출액도 1조2641만달러에서 3372만달러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원전업계 인력도 2만2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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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925억원 규모로 기자재와 R&D 발주를 진행해 원전 생태계가 '일감 절벽'을 넘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원전 예비품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필요한 기자재를 805억원 규모로 긴급 발주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 앞서 필요한 설계 분야 일감도 올해 12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 산업부는 총액이 1조원 이상인 일감을 2025년까지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이후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 절차 등을 거친 뒤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인데, 건설이 본격화되면 협력업체에 발주될 일감만 6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에만 재원 1조원을 투입해 원전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소 협력업체 맞춤형 대책도 추진된다. 우선 정책자금과 기술보증, 협력업체 융자를 통해 올해에만 3800억원을 원전업계에 공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2000억원대 유동성을 지원하는 한편 투자형 지원도 현행 12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경쟁력 개선을 목표로 3조원 규모 R&D 지원도 추진된다. 우선 올해 원전과 관련해 시급한 분야에 R&D 자금 6700억원을 지원한다. 이후 올해 말까지 원전산업 가치사슬을 분석해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해외 수요에 맞춘 제품을 만들기 위한 R&D에 2025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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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원전의 한계로 지적받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육성 계획도 내놨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준위 방폐물 융합대학원을 내년 중 신설하고 석·박사급 인력을 매년 20명씩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원전에서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만들기 위한 연구도 별도로 추진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독자 SMR 개발·상용화에 2028년까지 3992억원을 집중 투자하고 원전에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2024년까지 벌인다.

단기 대책으로 일감 절벽을 넘고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운 뒤 노리는 것은 '원전 수출'이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는 원전 대국의 꿈을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원전사업자 선정을 예고한 체코와 폴란드 등을 대상으로는 수출 지원을 위한 종합 지원책을 내놓고 정부 고위급 관계자가 직접 원전 세일즈에 나선다. 국가별로 노형·기자재·운영·서비스 등 수출 방식도 다각화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고사 직전인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원전 최강국 건설에 시동을 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성명에 원전 동맹 강화를 명시한 것에는 우리 측의 원전 수출 재개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원전 수출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전수출전략추진단 설치를 추진한다. 원전 수출에는 기술력과 시공능력뿐만 아니라 대규모 금융조달, 방산, 경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 역량이 한 패키지로 묶여 투입돼야 하는 만큼 추진단을 신설해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작전이다.

[송민근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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