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1년차 vs 30년차 연봉 3배 차이…'연공서열 천국' 日보다 더하네

박동환 기자
입력 2022/06/23 17:47
수정 2022/06/24 10:24
1년차 vs 30년차 연봉 2.9배차
한국형 호봉제 日보다 과도

고령 임금자 반발 고려해
정년연장 방안도 함께 추진
◆ 유연해지는 주52시간제 ◆

고용노동부는 23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부분 호봉제로 운영 중인 임금체계를 개선하고 성과 위주의 보상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날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노사 자율의 영역인 임금체계 개편은 수십 년간 논의가 있었지만 진전은 더딘 상황"이라고 운을 떼며 "임금피크제 관련 대법원 판결 등 최근 임금체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인구구조, 근무환경, 세대특성 등 변화에 맞춰 우리 사회에 고착화된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본격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00인 이상 사업체 중 55.5%가 호봉급을 운영 중이며, 1000인 이상의 경우 70.3% 비중을 차지해 연공성이 과도한 상황이다. 이 같은 연봉체계는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초과급여를 제외한 월 임금 총액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와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무려 2.87배다. 이는 연공성이 높다고 알려진 일본(2.27배)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들의 평균은 1.65배다.

이 장관은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보상시스템은 공정성을 둘러싼 기업 구성원 간 갈등과 기업의 생산성 저하, 개인의 근로의욕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정당한 임금체계와 관련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용부는 향후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해 800여 개 직업에 대해 임금정보, 수행직무, 필요능력 등을 상세히 제공하고, 개별 기업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임금제도 전반에 대한 실태분석과 해외 임금체계 개편 흐름 등을 토대로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과제를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3년 뒤인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년연장 등 고령자 계속고용도 보장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이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비롯해 △고용연장 시행 시점 △재고용대상 선정과 근로조건 조정 등 재고용 등에 대한 제도개선 과제를 병행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용연장을 위해서는 임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자 고용연장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를 넘어서 직무급이나 개인연봉제 수준으로 임금이 조정돼야 한다"며 "노조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임금의 하향 조정은 매우 어려운데 그만큼 청년들의 노동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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