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77%…'빅스텝'땐 이자 6조7천억 늘어

입력 2022/06/26 16:49
수정 2022/06/26 20:23
8년1개월만에 최고 수준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8년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대출이 77%를 차지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원이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4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는 77.3%를 차지했다. 2014년 3월(78.6%) 이후 8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3개월 새 11.7%포인트나 뛰었다.

변동금리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만약 물가 상승이나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면 한은은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도 검토해야 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만큼만 올라도 이자 부담은 6조7478억원이나 불어나게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 소비자들은 여전히 변동금리를 선호하고 있다. 당장 고정금리 상품 이율이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나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연 4.750~6.515% 수준이지만,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이보다 1%포인트 정도 낮은 연 3.690~5.781%다.


금리가 올라갈 것이 뻔히 보인다 해도 막상 이자가 1%나 더 높은 대출상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가운데 80.8%가 변동금리 상품이었는데, 3월(80.5%)보다 0.3%포인트 또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대출이 아니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대환 대출)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물가 인상 속도가 심상치 않은 데다 미국의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은도 연내 기준금리를 최소 1.00%포인트 정도는 더 올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면서 "대환대출 시에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한도 등을 잘 따져봐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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