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빈 강의실 불끄기…30조 文정부 '공공알바' 예산 대폭 깎는다

입력 2022/06/28 17:39
수정 2022/06/29 08:22
고용부 지난해 사업 평가

169개 사업 중 70개 미흡

노인으로 채운 '세금알바'
사업 상당수가 감액 대상

취업취약계층 고용증대
일할 능력 육성은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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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아르바이트'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문재인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 3개 중 1개는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7개 사업은 단계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는다.

28일 고용노동부는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평가 및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정부가 세금을 집중 투입해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에 나선 사업이다. 일자리 사업 예산은 매년 증가해 올해 역대 최대인 31조원이 편성되기도 했다.

지난해 예산은 30조5000억원으로 24개 부처에서 228개 사업을 진행했으며 집행액은 추가경정예산(6조7000억원)을 포함해 35조2000억원이다.


유형별로는 △실업소득 12조5000억원 △고용장려금 8조4000억원 △직접일자리 3조2000억원 △창업지원 2조4000억원 △직업훈련 2조2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총 77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특히 일자리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자체적으로 성과 평가를 실시해왔다. 올해는 지난해 일자리 사업 228개 중 평가가 가능한 207개를 대상으로 했으며, 이 중 169개에 등급을 부여했다.

그 결과 △'우수' 등급 19개 △'양호' 등급 80개 △'개선' 등급 38개 △'감액' 등급 32개로 평가됐다. 등급부여 사업을 기준으로 할 때 40%가량 사업이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특히 감액 등급은 사업 간 유사 중복, 낮은 취업률, 코로나19 이후 정비 필요성 등이 고려돼 직접일자리, 고용장려금 중심으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노인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일자리는 등급 대상 38개 중 13개(34%)가 감액 등급을 받았다. 3개 중 1개꼴이다.


민간에 채용을 독려하기 위한 고용장려금도 26개 중 6개(23%)가 감액 대상이었다.

그동안 직접일자리 사업은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단기 아르바이트'만 양산해 고용 통계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직접일자리 사례로는 국립대 빈 강의실 불 끄기, 금연구역 지킴이, 산불 감시, 전통시장 환경미화원 등이 있다. 지난해 직접일자리 참여자는 101만1000명으로, 이 중 노인 일자리가 83만6000명이었다. 게다가 참여자 증가폭도 둔화돼 지난 1월 9만9000명이던 증가폭은 지난달 10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새 정부는 직접일자리를 비롯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대폭 축소를 예고해왔다. 고용부도 최근 직접일자리 사업을 구조조정 1순위 사업으로 꼽았다. 이번 평가 결과는 내년도 예산과 연계된다. 감액 등급을 받은 직접일자리 등은 내년에 예산이 삭감되며, 저성과 사업은 강도 높은 사업 재설계 방안을 마련해 이행하게 된다. 지난해 성과 평가 결과 감액 사업은 평균 28.1% 예산이 삭감됐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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