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상병수당 시범사업 개시…年4조 재원 마련은 '깜깜'

이희조 기자
입력 2022/07/03 17:50
수정 2022/07/04 08:21
보건사회연구원 재정추계

4일부터 시행· 3년후 도입목표
건강보험 활용땐 재정 부담 커
업무와 무관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정 기간 근무가 불가능한 근로자의 소득 일부를 보전해주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4일 시작된다. 상병수당을 시행할 경우 한 해 최대 4조원 이상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서울 종로, 경기 부천, 충남 천안, 경북 포항, 경남 창원, 전남 순천 등 6개 지역에서 상병수당 1단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1단계 시범사업은 4일부터 1년간 시행된다. 3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25년 상병수당을 도입하는 게 복지부의 목표다. 올해 상병수당은 하루 최저임금의 60%인 4만3960원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대상 6개 지역에 3개의 모형을 적용해 정책 효과를 비교할 예정이다. 부천과 포항에는 모형1이 적용된다.


입원 여부와 관계없이 근무가 불가능한 기간에 상병수당을 지급한다. 대기 기간(지급 개시 전 기다리는 기간)은 7일, 최대 보장 기간은 90일이다. 종로와 천안에는 모형2가 적용된다. 입원 여부와 무관하게 일을 하지 못하는 기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되 대기 기간은 14일, 최대 보장 기간은 120일로 설정됐다. 모형3이 적용되는 순천과 창원에선 근로자가 입원하는 경우에만 의료 이용일수만큼 수당을 지급하며 대기 기간은 3일, 보장 기간은 최대 90일이다.

상병수당 제도를 시행하는 데는 1년간 최대 4조원 이상 재정이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2021년 보건사회연구원 재정추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상병수당에 투입되는 재정은 최대 4조2607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앞서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상병수당에 연간 최대 1조7718억원이 소요된다고 계산한 것보다 약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추계액은 대기 기간이 3일, 최대 보장 기간이 180일, 산정 방식이 정률제일 경우 필요한 금액이다. 정률제는 소득의 60%를 적용하는 계산 방법이다. 같은 조건에서 정액제일 때 추산액도 3조5999억원으로 3조원을 훌쩍 넘는다. 정액제는 소득에 상관없이 최저임금의 60%를 지급하는 것으로, 1단계 시범사업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번 자료는 지난해 도출된 데이터로,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상병수당 재정은 추산액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상병수당 지급에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뾰족한 재원 마련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거치면서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건강보험 재정이 상병수당 재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보장성 강화 기조, 미비한 국고 지원 등으로 건보 재정에는 구멍이 뚫리고 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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