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자장사 그만" 칼잡이 경고에…은행들, 앞다퉈 금리 인하

입력 2022/07/03 18:00
수정 2022/07/04 07:38
불붙는 대출금리 인하경쟁

금감원장·정치권 연일 비판에
금리인하 범위·폭 계속 늘어
취약계층 지원 대책도 마련

금리인상기 예대마진 늘어
2분기 은행 실적도 고공행진
이자부담 완화 압박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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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1년간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금리 상한을 연 5%로 제한하는 등 정부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단속하자 은행권에서 눈치 보기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압박 속에 매 분기 금융지주들의 실적 잔치 소식까지 전해지며 은행권은 계속해서 예대마진 해소 대책을 내놔야 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주로 신규 대출자 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신한은행은 신규 대출자에 이어 기존 대출자 이자 부담까지 줄여주는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은행권에서 금리 인하 움직임이 대출 전방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3일 신한은행이 내놓은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에는 기존 주담대 이용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를 최대 연 5%로 1년간 제한하는 등 다른 은행이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대출이자 부담 완화 조치가 다수 포함됐다. 우선 다른 은행이 주로 신규 대출자 금리를 인하했던 반면, 신한은행은 본격적으로 기존 대출자 지원정책을 포함시킨 것이 차별화된다. 현재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신규 대출자 금리 인하 정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로 기존에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던 계층에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감안한 대책이다.

취약계층 차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차별화 지점이다. 정부도 금리 인상기를 맞아 취약계층에서 대거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는 일을 우선 염려해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은행에도 취약계층 부실은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탓에 신한은행이 선제적으로 고민하던 내용이 이번 대책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리 변동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전세대출 고정금리 상품 기준을 연 소득 4000만원·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정하고, 서민지원상품인 새희망홀씨의 금리 인하 폭을 0.5%포인트로 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 대출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를 기존 연 2회에서 월 1회로 확대한 것도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경영진이 강조한 사안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이달 초부터 신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고신용자 1~8등급에게만 적용하던 가감조정 금리를 고신용자 9~10등급에도 확대 적용해 신규 주담대 금리 상단이 하루 새 1.3%포인트나 낮아졌다. 신한은행 역시 신규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전 세계 긴축과 국내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고통받고 있지만 은행권은 금리 인상기에 이익이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은행 수익 원천인 예대마진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은행권 잔액 기준 예대금리 차(총수신금리-총대출금리)는 2.37%포인트로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예대마진 단속 공약을 내놨던 1월(2.27%포인트)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 차가 감소세인 것을 감안하면 기존 대출자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변동금리 이용계층의 금리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탓으로 해석된다. 금융지주들이 2분기에도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가며 상반기에만 9조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총 4조59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각종 전망기관에서 2분기에도 4조원 후반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상반기 최대 기록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용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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