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자 비싸도 급해서"…60세 이상 '마지막 수단' 생계형 보험대출 늘어

입력 2022/07/04 08:52
수정 2022/07/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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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 = 연합뉴스]

60세 이상 고령층의 보험약관대출이 계속 늘어 1년 새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약관대출은 본인이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 중 50~95%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별도 심사나 신용점수에 상관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들이 부족한 생활비를 메꾸려 이용하는 개인대출의 '마지막 수단'이자 생계형 대출로 여겨진다.

4일 국회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만 60세 이상 연령층의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1조162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0%(1조145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5.5%)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726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 늘었다.

60세 이상의 보험사 신용대출 잔액은 17% 증가한 1조3256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5.8%)과 신용대출 증가율(2.2%)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이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른바 생계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도 보험사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60세 이상에서의 증가율이 전 연령대 평균을 상회하는 특징이 유지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1% 늘어난 66조2580억원이었는데, 이 중 60세 이상의 대출 잔액은 2.9% 늘어난 11조4899억원이었다.


진 의원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DSR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보험사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위한 세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고령층이 코로나19와 경제적 불황 탓으로 노후 대비 수단을 담보로 생계형 대출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높은 이자와 보험계약 해지라는 위험에 노출된 만큼 경제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층에 대한 지원 정책 점검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권에서는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약관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지난달 23일부터 몇몇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환급금의 60%에서 50%로 낮췄다. 해당 상품은 '무배당 삼성80평생보험' '무배당 유비무암보험' '무배당 삼성Super보험' '무배당 삼성 올라이프 Super보험' 등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지환급금이 줄어들면 약관대출 원리금이 해지환급금을 초과할 수 있고, 이때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보험 해지가 발생할 수 있어 약관대출 한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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