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나라곳간 든든하다더니"…국민연금 빼니 순채무 309조

입력 2022/07/04 17:55
수정 2022/07/05 11:45
국가 보유 금융자산서
연기금 제외땐 순채무 300조 넘어

조세硏 "정부 빚갚을 능력 과대평가
재정 엄격 관리를"
◆ 재정건전성 빨간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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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국가 재정 기조를 '건전 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한국의 재정여력, 즉 국가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장부상 착시가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이 보유한 자산을 빼면 한국은 재정 순채권 국가가 아닌, 300조원이 넘는 순채무 국가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재정준칙 법제화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재정여력 및 건전성 관련 지표 개선 방안'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에 보고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조세연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 회계연도 기준으로 일반정부 순채무를 계산해 보고했다.


일반정부 순채무는 한 국가의 총채무에서 국가의 금융자산을 차감한 지표다. 정부의 채무뿐 아니라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실제 능력(자산)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공식 집계하지 않지만 일본·영국·프랑스·호주 등 주요 국가 상당수가 매년 공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총채무(일반정부부채 D2 기준)는 국내총생산(GDP)의 42.2%인 약 810조8000억원이며 한국의 금융자산은 842조원이다. 이를 계산하면 한국은 순채무국이 아닌 순채권국으로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에 이어 이 부문 세계 3위다. 하지만 국가 금융자산에서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성 기금이 보유한 자산(약 341조원)을 빼고 다시 계산하면 순채무는 309조원으로 GDP 대비 16.1%에 이르는 순채무국이 된다.


박윤진 조세연 재정통계팀장은 "한국은 주요 연기금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이 GDP 대비 40.6%로 독일(4.2%)·호주(3.83%) 같은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며 "연기금은 국민 노후자금 외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어 이를 국가의 실질적 재정여력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한국이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 재정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하다는 시각은 연기금이 가린 착시라는 우려가 조세연의 결론이다.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GDP 대비 50%)으로 국제적 기준선인 60%에 못 미치지만 실질 재정여력을 감안하면 이미 목 끝까지 차올랐다는 얘기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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