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본인 명의 차량은 있죠?" 무담보 급전 대출 시장서 담보 요구 많아졌다

입력 2022/07/07 11:06
수정 2022/07/07 13:32
대부업 시장서 담보대출 비중 증가세
금융권 중금리대출 상한선 일제히↑
대부업 평균 금리는 낮아져…금리 왜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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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일수 전단지.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대표적인 저신용자 무담보 급전 대출 시장인 대부업 시장이 담보대출 중심으로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집이나 자동차 등 담보가 없는 저신용·서민은 대부업 시장에서조차도 발을 붙일 수 없게 되고 있는 셈이다.

7일 금융감독원의 대부업 관련 가장 최신 통계인 '2021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대부업체 대출 잔액은 14조6429억원으로 이중 담보대출은 7조6131억원으로 52.0%를 차지했다. 담보가 필요없는 신용대출은 나머지 48.0%인 7조298억원이었다. 대부업 실태조사 대상은 8650개 전국 등록 대부업체(대부중개업체 포함)이다.

금감원 공식 통계로 대부업 시장에서 담보대출 비중이 처음 50%를 넘어서며 무담보 대출 비중을 추월한 것은 지난해 6월말 시점이다.


6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대출 증가폭도 담보대출이 741억원 늘어 547억원이 증가한 신용대출을 웃돌았다.

대부업 시장에서 담보대출 비중은 2019년 12월말 44.0%, 2020년 12월말 49.3%, 이어 지난해 6월말 51.9%를 나타낸 바 있다.

같은 기간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담보대출 비중을 따로 보면 이런 추세를 더 뚜렷하다. 이들 업체의 담보대출 비중은 16.5%→23.5%→29.1%→30.7%(지난해 12월말)로 확대됐다.

대부업 시장이 담보대출 중심으로 흐름이 바뀐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무관하지 않다. 금리가 높을 때는 대부업체가 저신용자 대출에 따른 연체 등 부실 위험을 높은 금리로 상쇄했는데, 금리 환경이 바뀌면서 이런 행태의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법정 최고금리는 2007년 10월 연 66%에서 49%로 대폭 인하된 후 2010년 7월 연 44%로 더 낮아졌다.


이어 2011년 6월 연 44%에서 39%로, 이후 2014년 4월 연 34.9%, 2016년 3월 연 27.9%, 2018년 연 24.0%, 지난해 7월에는 현 수준인 20.0%까지 내려왔다.

현재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는 연 27.0%지만 시행령으로 20% 이상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사,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최고 이자율 상한이 연 20% 수준이라는 얘기다. 개인 간 거래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는 연 25%이며 시행령에서 20%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합법적 최고 이자율인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의 중금리대출 시장의 금리는 최근의 금리 오름세의 영향으로 높아졌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는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올해 하반기부터 상향한다고 예고했다. 금융위는 반기마다 조달 금리 변동 폭만큼 민간중금리대출의 금리 상한을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경우 중금리 대출 상한선이 종전 연 6.5%에서 6.79%, 상호금융은 8.7%에서 9.01%, 카드는 11%에서 11.29%, 캐피탈은 14%에서 14.45%로 오른다. 저축은행은 연 16%에서 16.3%로 적용된다.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의 경우 대부업체 평균 대출금리와 역전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대부업체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말 연 14.7%로 6개월 전 대비 1.1%포인트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그동안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표퓰리즘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이같은 금리 왜곡 현상을 초래했고 저신용·서민들을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이런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해 국내 대학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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