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육현장 이야기] 시험준비 철저히 해도 망칠 때 있어…툭툭 털고 일어나자

입력 2022/07/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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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이었던 빅토어 프랭클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됐지만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고 생존했다. 그는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은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게 됐지만 치밀하게 탈출 계획을 세운다. 언젠가는 자신에 대한 오해가 풀려 감옥에서 풀려나게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에 빠져 있지 않았다. 교도소라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매일 숟가락으로 벽을 파내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인간은 자신의 미래가 유리하게 전개될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사업가들에게 회사가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지 물었는데 응답자 중 60% 이상이 매우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창업 후 5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은 35%밖에 되지 않는다.

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가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동료들과 포로로 잡혀 혹독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대부분의 동료 포로는 몇 년도 못 견디고 거의 목숨을 잃었지만 스톡데일은 무사히 살아서 가정으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은 스톡데일이 어떻게 끔찍한 포로 생활을 견뎠는지 궁금해했다. 그는 "불필요할 정도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람들은 다 죽었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았습니다"고 답했다.

스톡데일에 따르면 살아남지 못한 포로들은 근거 없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야"라고 믿었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부활절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이들은 풀려나지 못했고 커다란 실망에 빠진 채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며 목숨을 잃었다.


스톡데일도 풀려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현실적으로 결코 쉽게 풀려나지 못할 거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혹독한 현실을 견뎌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다시 다가올 고난을 준비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하는데 합리적 낙관주의를 일깨워준다. 합리적인 낙관주의자는 철저히 준비를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품으며 현실을 더 냉정하게 파악해 대비한다.

1학기 기말고사로 학교와 학생들은 한창 분주하다. 대다수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좋은 성적을 받을 거라는 막연한 낙관주의에 빠진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해도 괜찮다. 가장 위험한 것은 당장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포기하거나,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빠져 잔뜩 기대했다가 실패했다며 털썩 주저앉아 절망하는 일이다. 기말고사는 인생의 결과가 아니라 여러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새로운 목표와 희망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보자.

[조성백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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