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틴 매일경제] 하늘길·뱃길 끊겨…"블라디보스토크~서울 최대 닷새"

입력 2022/07/08 08:02
러-우크라 전쟁통에 힘든 한국 방문

블라디보스토크~동해 뱃길이라도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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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과 러시아 간 교통편이 끊기면서 국내에 들어오려는 러시아 교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울까지 비행기로 2~3시간 걸리던 러시아 극동 지역은 배와 철도, 비행편을 갈아타면서 국내 도착에 통상 2~3일이 걸리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살고 있는 본인도 사업차 다음주 서울에 들어가는데 탑승 대기 시간을 감안하면 꼬박 이틀이 걸릴 전망이다. 먼저 비행기로 이르쿠츠크까지 4시간을 날아간 뒤 다시 기차로 울란우데까지 10시간, 국제열차를 타고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 10시간을 달리고 나면 거기에서 인천까지 항공편으로 4시간을 가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동 자체에만 총 28시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하지만 운이 나쁘면 연결편을 기다리느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울까지 가는 데 많게는 닷새가 걸리기도 한다. 실제 울란우데에서 국경을 넘어 울란바토르까지 국제열차가 주 2회 운항에 그치고 있는데 중간에 있는 다른 경유편들도 드문 편이라 이번에 이틀 걸리는 내 일정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얼마 전 치료를 위해 한국에 갔다가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온 한 교민은 "서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들어오는 일정으로 인해 2박3일이 걸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의료 여건이 우수한 한국에서 수술을 받으려던 러시아인들도 방한 계획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수술이나 검진을 받고 나면 한국을 주기적으로 찾아가 후속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과 극동을 오가는 짧은 시간의 항공편을 구할 수 없어 의료 방한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배편이 최근 운항을 개시했다는 점이다.


러시아 정부는 한국과의 하늘길은 여전히 막고 있지만 지난달부터 블라디보스토크와 강원도 동해를 오가는 카페리 여객 운송을 2년여 만에 재개토록 허가했다. 지난달 이스턴드림호는 러시아 정부가 외국인들의 항만 이용 등에 대한 방역지침을 완화하자 2차례에 걸쳐 동해항에서 러시아인 5명을 태우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입항한 바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로 들어오는 여객 운항을 방역지침을 내세워 계속 막고 있어 배편으로 국내 입국이 불가능한 상태다. 내 경우도 블라디보스토크로의 귀국길에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한국과의 교통이 막히면서 극동 지역 교민들은 생계에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한 데다 한국 기업들과 사업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교민들은 한국 정부에 블라디보스토크~동해 구간의 배편 운항을 승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신우 강원도 러시아본부장은 "극동 지역으로 선박 여객 운송의 정상화를 위해 강원도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검역기관 등 국내 관련 부처 및 기관들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주정부 국제협력청장은 "한국은 코로나19 검역을 이유로 여객 및 화물선의 항구 이용을 계속 제한하고 있다"며 "연해주와 강원도, 블라디보스토크와 동해 간에 화물 및 여객선 운항 재개에 대한 요구가 크고, 코로나19 상황이 회복세인 만큼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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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수 루스이코노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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