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책연구원마저 폐지 권고…"중기적합업종 실효성 없다"

이희조 기자
입력 2022/08/03 17:44
수정 2022/08/03 19:31
KDI 정책포럼 보고서

적합품목 생산성 제자리
직원당 임금은 더 낮아져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이 낮아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도 해당 업종 내 중소기업의 생산성이나 부가가치 등을 높이는 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일 발간한 'KDI 정책포럼'에 실린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적합업종 제도는 사업체의 퇴출 확률을 낮춰 사업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보호 역할은 했으나, 중소기업의 성과 혹은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규 신청을 중지하고 현재 지정된 업종의 해제 시기를 예시해 점진적 폐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특정 사업 분야에 대한 대기업 진입을 제한해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2011년 도입됐다.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 진출이나 사업 확장이 3년간 제한된다. 적합업종 지정은 한 차례 연장을 포함해 6년까지 가능하다.

김 연구위원은 통계청의 2008∼2018년 '광업·제조업 조사' 자료를 이용해 적합업종 지정이 중소기업의 성과 지표에 미친 영향을 수치화했다.

이 결과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해당 업종 내 중소기업이 폐업할 가능성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생산액과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총요소생산성 등에서는 비지정업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비해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끝나면 생산성 관련 지표들은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적합업종 지정 후 해당 업종 내 기업의 1인당 인건비가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적합업종 지정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건 대기업의 생산 활동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상 업종이 광범위해 거의 모든 업종이 언제든 시장 활동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적합업종 제도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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