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美, 한국에 '칩4 예비회동' 제안

입력 2022/08/07 17:44
수정 2022/08/08 13:02
韓정부, 내달 초 만남 추진

美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력에 中 거세게 반발하자
韓 "中 수출규제는 칩4에 담지말자" 美 설득 나서
◆ 윤곽 드러난 칩4 협의체 ◆

미국이 한·미·일·대만 간 반도체 공급망협의체인 이른바 '칩4' 참여 여부와 관련해 예비회동을 하자고 한국에 제안했다.

7일 대통령실·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미국의 요청에 대해 한국은 다음달 초 예비회동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협력 필요성을 미국과 논의하되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협의 원칙을 의제에 담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한국에 이달 말까지 칩4 참여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지만, 한국은 이게 꼭 지켜야 할 시한(데드라인)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주 중 외교부가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다음달 초 칩4 예비회동과 관련한 요청을 미 국무부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회동 시기와 장소는 정부 공식 의사가 전달된 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예비회동에서 대원칙 2개와 세부주제 4개를 바탕으로 향후 반도체 협력 방향을 논의하자고 미국에 제안했다. 대원칙 2개는 △칩4 참여국들이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One-China policy)'을 존중해야 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세부주제에는 △참여국들이 각국에서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한 데 따른 산업 지원 우수사례 공유 △반도체 인력 교류 확대 △첨단 반도체 부문에 대한 기술협력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 관계자는 "칩4는 유관국 간 반도체산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의체"라며 "중국을 기술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기술안보 동맹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칩4와 관련해 중국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칩4 국가와 중국이 소재·장비 시장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협의체를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가에서는 칩4의 원만한 발족을 위해 한국이 미·중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심해졌지만 한국과 중국은 오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대화 채널이 부쩍 바빠졌다.

양국은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외교장관회담을 여는 데 이어 이달 말께 양국 간 경제장관회담 개최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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