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위원장 "빚 못갚았다고 바로 길거리 내쫓을 순 없어"(종합)

입력 2022/08/08 19:35
"다른 나라도 취약층 채무는 조정해줘…도덕적 해이 논란은 오해"
"법정관리 기업도 채무탕감 받지만 조건 까다롭고 불이익 뒤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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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8일 새출발기금을 둘러싼 도덕적해이 논란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제도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이런 오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둔 사전 브리핑에서 소상공인 채무조정 대책과 관련해 금융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제도에 대한 홍보가 미진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취약층 지원을 위한 금융 부문 민생안정 대책의 하나로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통한 소상공인 채무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9월 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가운데 빚을 제때 갚기 어려운 소상공인의 기존 대출을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고 대출금리도 크게 낮춰주는 내용을 담았다.




원금 감면의 경우 사실상 신규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연체 90일 이상 '부실 차주'에 한해 60∼90% 수준으로 해준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율이 너무 높아 금융사의 손실 부담이 크고 차주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새출발기금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금융권,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지금 제기되는 도덕적 해이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제도를 예시로 들며 소상공인이 빚 탕감을 받으려고 일부러 대출 연체를 선택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채를 탕감받고 채권자들의 채권행사도 제한되는 등 혜택을 받지만 아무나 신청할 수 없는 데다 이런 혜택에는 엄청난 불이익이 따른다"며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빌려주는 사람도 갚을 것이라 믿고 돈을 빌려주지만 살다 보면 그렇게 갚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빚을 못 갚았다고 해서 바로 길거리로 내쫓고 파산시키는 게 채권자나 국가 입장에서 좋은 것이냐.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신용도가 낮고 어려운 이들의 채무는 어떤 식으로든 조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빚투 탕감' 논란을 낳았던 '청년 특례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저신용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34세 이하)을 대상으로 채무 정도에 따라 이자를 30∼50% 감면하고,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유예를 하면서 해당 기간 이자율을 3.25%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청년 채무 재조정은 '빚투' 재조정이라기보다는 신용등급 하위 20%를 대상으로 하며 원금 탕감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채무 재조정에 대한 부담도 세금이 아닌 금융기관이 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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