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금 감면 전체의 3%" 빚 탕감 논란 튄 새출발기금 '말말말'

입력 2022/08/10 16:03
수정 2022/08/10 17:12
정부 "97% 관점 아닌 사회복지적 관점서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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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새출발기금'의 세부안이 이르면 내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빚 탕감',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이 거듭 진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오는 9월 상환 유예가 끝나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실 대출에 대해 원금의 60~90%를 감면하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빚 상환이 어려운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와 부실 우려 차주(10일 이상 단기 연체자 등)의 채권을 사들여 채무조정을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새출발기금이 과도한 원금 감면으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고, 시작도 하기 전에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성실상환자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었다. 새출발기금 설립이 은행권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만큼 은행권 입장에서는 원금 감면율이 높아지면 채권을 캠코에 넘길 때 손해로 이어질 것이란 계산도 섞여 있다. 때문에 은행권은 도덕적 해이 문제와 손실을 이유로 새출발기금 정비를 주장하고 있다.

빚투 청년 지원 불똥 튄 새출발기금


정부는 지난 7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취약계층의 부채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맞춤형 자금지원 41조2000억원,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8조5000억원, 새출발기금 30조원 등을 담은 '125조원+α' 규모의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청년특례 채무조정' 프로그램(제도)을 신설했는데, 가상자산 투자자 등 빚투(빚내서 투자)로 손실을 입은 경우까지 구제 대상에 포함하면서 사실상 세금으로 빚을 탕감해 준다 등 논란이 촉발됐다.

이런 논란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새출발기금으로도 옮겨 붙었다.


원금 감면율을 당초 발표한 정부안의 60~90%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것.

은행권은 이런 목소리가 업권에서 불거져 나오는 것에 대해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사실이 아니라며 대응하고 있다. 은행권이 정부와 금융당국에 맞서는 모양새로 비춰지는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연합회는 10일 "은행권은 취약 차주 지원과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사업 추진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를 통해 은행연합회는 "올해 9월말 종료기한인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은행권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권 일부에서는 새출발기금 원금 감면율을 놓고 여전히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정부 "원금 감면율 50%로 하라는 것은 채권자 관점"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율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구하고 도덕적 해이 문제를 진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9~10일 브리핑을 통해 새출발기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전날 '안심전환대출 세부 추진 계획'을 브리핑 후 "새출발기금이 새출발을 하기도 전에 엄청난 관심과 염려가 있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데 한 말씀드리고 싶다"며 "새출발기금을 97%의 관점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우리나라 2000만명 차주 중 신용불량자는 70만명, 소상공인·자영업자 330만명 중 신용불량자는 10만명으로, 즉 3% 세상을 위한 정책이 새출발기금"이라고 강조했다. 원금 감면 대상이 전체 차주의 3% 수준에 불과한 만큼, 97%의 관점이 아닌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서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할 수 없이 빚을 내고 만기 연장으로 부실을 이연시킨 사람이 다시 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빚을 갚기 어렵거나 연체한 사람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국장은 은행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원금 감면율에 대한 불만과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권 국장은 "은행연합회에서 원금 감면율을 50%로 건의하겠다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신용회복제도를 통한 감면율이 최대 90%로 새출발기금과 동일하고, 신복위 제도는 은행들이 채무 감면을 부담하나 새출발기금은 은행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재정을 가지고 부담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율을 50%로 하라는 것은 채권자의 관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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